상업맥주 시음기
Tasting Note (Total : 502)

맥주 스타일 (상세) Imperial(Double) IPA 
알콜도수 (ABV%) 8.0% 
제조사 (BREWERY) Russian River Brewing Company 
제조국 (Origin) CA, USA 
제조사 홈페이지 http://russianriverbrewing.com/ 
리뷰 맥주 링크  
제조사 공표 자료  
기타 덕후들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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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맥주를 아십니까?'

.................................

류의 약을 파는 멘트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리뷰할 이 맥주에 대한 덕후들의 열망은 이미 폭발의 임계치를 넘은 듯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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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advocate 퍼펙트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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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째, Beeradvocate TOP 250 Beers 1~3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안정적인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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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ebeer TOP 50 Beers는 좀 약하네요;;;;; (1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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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Double IPA 부문에서는 역시 지존급.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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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맥주를 구한 양덕들의 반응. "왜 이제야 왔니. ㅠㅠ"

굳이 여러 자료들에 대한 교차 검증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늘 수준급 랭킹에 등재되어 있는 'Russian River Brewing Company'의 'Pliny The Elder'를 시음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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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기 전에 메뉴판 함 정독해 주는 것은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훔쳐온 거 아님. 서버에게 달라고 했다능;;;;)


Pliny The Elder
Russian River Brewing Company
ABV : 8.0%
Style : Imperial(Double) 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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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이 맥주가 하도 먹고 싶어서 러시안 리버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나왔다.... 읽어 본 거 또 읽어보고 궁상을 떨었는데 막상 방 안에서 마주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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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에 걸맞는 대접. 코스터로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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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 되시는 분들은 읽어 보세요.


향 (Ar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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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 볼케이노와 같은 향을 만끽하기 위해 넉넉한 튤립 잔에 따라본 플라이니 디 엘더는 저번 달 브루펍 방문 때 느껴졌던 향과 감동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상쾌한 자몽, 오렌지, 껍질을 벗겨 놓은 듯한 천혜향, 텐져린과 같은 온갖 종류의 시트러시 아로마와 함께 매콤하고 진득한 송진스러움이 풀풀 피어 오릅니다.

홈브루어이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 돌아다니는 플라이니 디 엘더의 레시피를 보고 맛을 상상해 본 적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거칠고 풋내 나는 홉의 폭격이 이어질 거라는 저의 선입견이 보기 좋게 깨졌네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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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레시피 상의 빨간 박스 부분) 콜럼버스 1온스를 시작으로 엄청난 드라이 호핑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친 느낌 없이 또 그렇다고 마냥 얌전하게 향긋한 것도 아닌 딱 좋은 호피함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홈브루어들이 맘 먹고 오늘 호핑 좀 화끈하게 해볼라치면 20리터 한 배치에 피니싱 홉(위 레시피의 0min 부분) 2온스 정도 넣고, 드라이 호핑 역시 한 2온스 정도를 퍼부어줍니다. 이렇게 만들면 수퍼 울트라 초절정 홉 향수 맥주가 탄생하는데 자몽 껍질, 잔디와 나뭇 잎사귀를 인중에 대고 문대는 것 같은 느낌의 아로마를 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랑스러운 플라이니 디 엘더는 피니싱 홉으로만 3.5온스, 드라이 호핑은 무려 3.75온스.... ㅡㅡ;; 그 뿐만 아니라 비터링 홉인 90분 홉, 맛을 내는 45분, 30분 홉까지 일관되게 떡칠로 달리고 있는 자랑스런 레시피가 되시겠습니다.

엘더에 사용된 홉을 계산 해보니 총 12.5온스.. 보통 20리터 한 배치에 비터링 포함 6온스 정도 넣으면 '아... 얘가 정신이 나갔구나." 하는데 엘더는 이것의 2배가 넘는 홉 투입을 자랑합니다. 예전에 제가 멋모르고 IPA에 홉을 10온스를 넣어 봤는데 맥주 냄새를 맡으면 코가 따가울 정도로 굉장히 호피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이것은 홈브루잉용 레시피로 실제 엘더와는 조금 다를 순 있습니다. 하지만 엘더는 보통의 IPA에 비해 홉을 2배 이상 폭격한 맥주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북스런 풀때기 향이 없습니다. 이거 어떻게 한 거지.... ㅡㅡ;; 연구 대상입니다.


외관 (Appea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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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익은 살구 과육같은 밝은 금빛입니다. 필스너 우르켈보다 살짝 옅으면서도 붉은 빛이 감도는 색상이네요. 잔의 반대편이 투과되는 투명함이 입맛을 돋웁니다. 덕후킹 브루어리인 러시안 리버는 비여과, 비살균을 외치며 일체의 인공적인 공정을 배제할 것 같지만 의외로 필터링 공정을 통해 맥주에 남은 잔여 효모를 제거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효모의 텁텁함이 없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여과 처리된 맥주를 좋아하는 제 취향에 딱 부합하네요. ㅎㅎㅎㅎ

미국에서 확인한 바로는 역시 못지 않은 덕후 브루어리인 파이어 스톤도, 전국구 형님인 시에라 네바다도 필터링으로 깨끗한 맥주를 선보이더군요. 역시 맥주는 필터링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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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에는 하얀 헤드가 소복히 쌓이며, 리텐션은 얇게 계속 유지되는 편입니다.


풍미 (Fla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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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 못지 않게 엘더에서 제가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몰트입니다. 적당히 달콤한 몰트, 진득함이나 끈적임 없이, 또 그러면서 싱겁지 않게 도화지를 깔아 주고 있는 몰트의 든든한 백본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몰트 실종인 웨스트 코스트 IPA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럽을 씹는 듯이 달달한 이스트 코스트 IPA 스타일도 아닌... 마치 홉들에게 "나만 믿고 놀아봐라~"라고 외치는 듯 홉 맛이 부담없이 펼쳐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 같은 몰트 맛입니다.

몰트가 가볍게 혀를 터치하고 나면 아니나 다를까 홉의 강력한 총공격이 시작되는데 예상했던대로 홉 쥬스네요. 제가 맛 본 그 어떤 IPA 보다도 홉 맛이 많이 납니다. 보드카에 자몽 쥬스를 섞은 듯한 강렬한 과일 플레이버, 낑깡 서 너 알을 한꺼번에 입에 물고 씹는 듯한 시트러시 과육의 상큼함과 껍질의 쓴맛까지... 시트러시 플레이버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매콤하게 혀를 조여 오는 스파이시함과 함께 약초를 짓이겨 살짝 혀를 댄 듯한 허벌함과 비터도 묵묵히 돌진해 옵니다.

몰트의 기가 막힌 밸런스로 인해 막상 마실 때는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던 비터는 맥주를 삼키고 난지 한참이 지나도 혀 뿌리, 목구멍 안 쪽, 양쪽 볼 안에 남아 존재감을 확인시킵니다. 굉장히 은은하게 오래가는 비터네요. 하지만 한약을 삼키는 듯한 짓누르는 느낌은 아닙니다.

피니시는 오렌지 알갱이 몇 알이 입에 남아 터지는 듯한 마무리와 함께 제가 사용해 봤던 센테니얼, 콜럼버스, 심코의 모든 맛과 향들이 "나야~ 오랜만이지?" 하며 입 안에서 폭발하며 마무리 됩니다. 


질감 (Mouthfeel)

그야말로 IPA의 표준에 가까운 미디엄 바디에 미디엄 카보네이션입니다. 특히 탄산 양 조절을 정말 잘한 것 같네요. 부담스럽지 않게 술술 넘어가는 질감입니다.


총평 (Overall Impression)

정말 수준급 IPA임에는 분명하네요. 명불허전입니다. 특히 단단한 몰트의 존재가 인상 깊었고, 시트러시 & 파인 종합선물세트 같은 홉 플레이버는 정말 일품입니다. 핵폭탄 급의 홉 폭격임에도 불구하고 그라시하다거나 채소스럽지 않고 예쁘게 홉을 뽑아 낸 점은 박수를 칠만합니다. 확실히 맛은 끝내주네요. 몰트, 홉 어느 한 쪽이 비지 않고 굉장히 선명하게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맥주입니다.

다만 보틀 용량에는 좀 불만이 생기는데 500ml 보다는 330ml 보틀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혼자 마시기 좀 힘들더군요. 막판에 가서는 홉즙 때문에 쫌 미식거리기도 하고, 알콜 도수에 함락 당하기도 하고....

덕후로서 경험해 본 베스트 시음 장면 중에 하나로 꼽힐 오늘이지만, 그렇다고 엘더! 엘더! 엘더! 이렇게까지 추앙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홉 좀 먹는다고 자부하는데 엄청난 호핑이 시음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거구나 또한 처음으로 느껴본 시음이었네요.

그렇다고 엘더가 여러 잔을 마시기 어렵기 때문에 나쁜 맥주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한 번에 한 잔 뿐이겠지만 자주 마셔주고 싶은 맥주입니다. 일주일 중에 한 5번 정도로 말이죠. 러시안 리버 브루펍이 위치한 산타로사 주민들이 부러워집니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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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해도 여기서 마신 엘더 드래프트가 쵝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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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ㅠㅠ

오랜만에 사뒀던 호펜바이세나 마시면서 염장질 디펜스 해야겠네요.

이마트 가면 지천에 널려 있는 호펜바이세로 어딜 디펜스 하십니까 ㅋㅋㅋㅋ

정말 맛깔나게 글올려주셨네요..  글 읽는 내내 맛과 향을 상상하느라 침이 입안 가득 고입니다... 

나중에 먹을려고 꽁꽁 숨겨둔, 꾼님 공구때 마련한 하드코어 IPA라도 따야 겠네요...

하드코어 IPA도 아주 좋은 IPA죠~

호.. 이 레시피 한번 따라해보고싶네요. 근데 드라이호핑한 홉만 건져도 맥주 몇개만들수 있겠군요. 홉떡~

진짜 넣어도 넣어도 이렇게나 넣나 싶더군요. ㅎㅎㅎㅎ

어느 정도 수준인지 상상이 안 가요....ㄷㄷㄷ

상상이상입니다. ^^

이건 뭐,,,, 염장질을 이겨낼 방안이 없군요

맞불 부탁드립니다. ㅋㅋ

전 망고스틴 같은 열대과일향이 독특하게 튀는게 아주 재밌었습니다 ㅋㅋ 여러잔 마시기 힘들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라울러에 잔뜩 싸들고 와서 2L쯤 마신 다음에 힘겹게 그걸 느꼈다는....ㄷㄷ

2L는 정말 못 마실 것 같은데요. ㅎㅎㅎㅎ 저는 파인트로 맥시멈 딱 두 잔 정도 마실 수 있을 것 같네요.

플라이니 디 엘더 마시다가 힘드신 분 있으면 저한테 연락주세요. 수고비 따로 안 받고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500이던 1리터던 2리터던 다 가능.

당췌 엘더정도로 이러는 사람 이해가 안됩니다... 영거정도는 마셔줘야지 어디가서 IPA좀 먹어봤다 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맥독님, 제가 인정을 도저히 할 수 없었는데요.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님하가 한국인 중에 유일하게 영거 드신 분 (웹 활동 안 하시는 은둔 고수는 어쩔 수 없고...) 같네요. 으아아아앙~

은둔하고 맥주나 마실수밖에 없는게... 비어포럼이 미국에서 거의 1200bps모뎀으로 접속하는 수준이라서... 


저는 미국에서 글도 못올리겠던데.. 맥독님이 좀 많이 외로우신가보다..ㅎㅎ

안그래도 이번에 서버를 손 좀 봅니다ㅠㅠㅠㅠ

4월초정도면 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들도 짱짱하게 접속될겁니다. ㅎㅎㅎ

저 요즘 시간 많은데 정말 심심하고 답답합니다요..^^

조치되는대로 바로 공지 올리겠습니다.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ㅠㅠ

으으으.... 2월에 미국을 가야하는 이유가 생겼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러시안 리버 브루펍 꼭 방문해 보세요. 근데 전 솔직히 엘더랑 싸워 계열 빼고 나머지 맥주들은 걍 그렇더군요. ㅎㅎㅎㅎ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정말 마셔보고 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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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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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필라델피아의 Monk's cafe (언제 방문기를 올리겠습니다) 에서 드래프트로 먹어봤군요. 사실 IPA는 그닥 선호하는 주종이 아닙니다만 이건 뭐라고 해야하나, 좀 싸구려 IPA 에서 느껴지는 뒷맛으로 남는 떫은맛은 그닥 느끼지 못하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Younger는 아직 못 쳐묵했다는게..;; 살다보면 기회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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