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시음기
Tasting Note (Total : 502)

맥주 스타일 (상세) American Rye IPA 
알콜도수 (ABV%) 6.6% 
제조사 (BREWERY) Sierra Nevada Brewing Company 
제조국 (Origin) CA, USA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sierranevada.com/ 
리뷰 맥주 링크 http://www.sierranevada.com/beer/seasonal/ruthless-rye 
제조사 공표 자료 Rugged and resilient, rye has been a staple grain for ages and its spicy black pepper-like flavor has been prized by distillers and brewers for centuries. Rye thrives in the harshest conditions and comes to life in Ruthless, a spicy and rugged IPA with fruity, citrus and herbal hop notes balanced with the dry spiciness of the rye, making the beer aggressive yet comforting to bolster against whatever the winter winds may bring.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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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날이 더워지네요. 상쾌한 IPA 한 잔이 생각나는 밤이지만 너무나 더워 뭔가 특별한 IPA가 없을까 하다가 마시게 된 'Sierra Nevada' 양조장의 'Ruthless Rye IPA'입니다.


'Ruthless Rye IPA'는 맥주 이름에 포함된 'Rye'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호밀이 들어간 IPA이며 맥주 양조시 호밀을 곡물에 포함하게 되면 보리 몰트로만 맥주를 만들었을 때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맥주에 부여됩니다. 스파이시, 후추로 표현되는 알싸함이 맥주 안에 녹아 드는데 요즘과 같이 무더운 날에 IPA의 호피 & 상쾌함 뿐만 아니라 톡 쏘면서 입 안을 얼얼하게 하는 호밀의 캐릭터가 덧입혀진 맥주를 한 잔 마시면 더위가 싹 가실 것 같네요. ㅎㅎㅎ


(근데 사실 이 루슬러스 라이는 3월경에 나오는 봄 시즈널 맥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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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thless'를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무자비한', '가차 없는', '인정사정 없는' 뜻으로 검색됩니다. 라벨을 살펴보면 요상한 마녀(?)같은 여자가 곡물과 꽃이 피어있는 밭에서 큰 곡괭이(저걸 뭐라고 부르나요?)를 들고 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저승사자쯤 되는 것 같은데 여튼 맥주 이름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을씨년스러운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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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라 네바다 양조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Whole-cone Hop'의 사용일 것입니다. 홉 꽃을 수확하여 그대로 말린 모양으로 흔히 'Leaf Hop'이라 부릅니다. 씨에라 네바다 양조장은 홈페이지나 자사의 맥주 라벨에 '우리는 오로지 리프 홉 만을 사용하여 맥주를 만드는 킹왕짱 양조장임'이라는 문구를 꼭 넣곤 하는데 사실 이 리프 홉의 사용에 관해서는 여러 논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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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라 네바다 양조장과 같이 리프 홉 만을 사용하여 맥주를 만든다는 쪽의 주장은 위의 사진과 같이 홉 꽃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다시 응축한 펠렛 홉의 경우 가공이 한 번 더 되므로 아무래도 신선도와 풍미가 리프 홉에 비해 떨어진다는 주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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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쪽의 주장은 조금 다릅니다. 맥주 양조시 소위 '홉을 쓴다'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홉 꽃 안에 있는 루플린(노란 가루)에 포함된 수지 성분과 오일을 이용한다는 소리이지 리프 홉이 갖고 있는 꽃잎을 쓴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어떤 식으로 가공하더라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펠렛 홉이 오히려 더 (부피가 작고 홉이 워트에 닿는 면적이 더 넓어서) 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즉, 리프 홉을 사용한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본질과는 관계 없는 허상의 신선함을 강조한 일종의 마케팅적인 측면이라는 것이죠.


어떤 말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나 저 개인적으로는 여건만 된다면 리프 홉만 사용하여 맥주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리프 홉을 더 선호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씨에라 네바다 양조장이 그렇게 강조하는 신선한 리프 홉을 팍팍 때려 넣은 호밀 IPA를 마셔보기로 합니다.



Ruthless Rye IPA

Sierra Nevada Brewing Company

ABV : 6.6%

Style : American 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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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잔을 믿고 맥주를 들이 부으니 홉에서 기인하는 좋은 향들이 방 안을 떠다닙니다. 아메리칸 IPA답게 감귤 류의 풍미가 지배적일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망고, 멜론, 파인애플, 망고스틴과 같은 열대 과일스런 향이 더 강합니다. 아울러 비(非) 트로피컬 계의 후르티함도 만만치 않은데 주로 무른 복숭아와 같은 느낌으로 전달이 됩니다. 존재가 약하기는 하지만 시트러시한 기운도 분명히 감지되는데 샤프한 시트러시함 보다는 달달하고 뭉글어진 오렌지와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네요.


몰트의 느낌은 전형적인 카라멜 내음으로 단내를 꽤나 진하게 풍깁니다. 몰트 아로마도 홉 못지 않게 강해서 아무래도 상쾌함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차 싶더군요. ㅎㅎㅎ


맥주의 색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상당히 진합니다. 전형적인 APA나 IPA의 색 보다는 앰버 에일과 비견될 만한 진한 구리색 또는 옅은 브라운 에일 정도의 색상으로 보입니다. 연한 베이지색 헤드에 리텐션은 꽤 좋네요.


맥주는 마셔야 맛이죠. 한 모금 크게 물어보면 입에서는 비터와 함께 거칠게 올라오는 열대 과일맛이 풀풀 느껴집니다. 하다 못해 시트러시한 풍미 마저도 비터 오렌지처럼 씁쓸한 시트러시함이 아닌 오렌지 쥬스같이 달달한 시트러시함으로 느껴지네요.


홉 일변도의 일반적인 웨스트 코스트 IPA와는 달리 씨에라 네바다의 성향상 몰트 백본이 상당히 탄탄한데 홉이 정줄을 놓고 활개할 때 쯤이면 몰트가 정리하는 느낌입니다. 카라멜의 단 맛이 분명히 존재하나 질척거리는 수준은 아니며 충격적이고 선명한 강도는 아니지만 혀 뿌리 부분과 목구멍 안쪽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호밀의 알싸한 페퍼리함이 매력적입니다. 맥주를 삼키고 나면 모든 맛들이 비터, 스파이시함과 함께 드라이하게 마무리 되네요. 홉 비터와 호밀의 동반 작용으로 뒷맛은 좀 거칩니다.


미디엄 바디에 미디엄-로우 카보네이션의 질감을 선사하는 루슬러스 라이 IPA는 질감 자체는 스무스하지만 홉과 호밀이 입 안을 괴롭히는 덕에 톡톡 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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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Overall Impression)


열대 과일스런 후르티한 홉의 풍미와 탄탄한 몰트 백본, 절제된 호밀 풍미로 인해 균형감 좋은 호밀 IPA. 홉, 몰트, 호밀 각각의 매력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어우러지는 맛이 괜찮았네요. 더위를 가시게 해줄 상쾌함이나 청량감은 떨어지지만 루슬러스의 원래 계절인 초봄이나 늦가을에 마시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이라는 무더위에 맞지 않는 것을 제외한다면 맛에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저는 루슬러스 보다 좀더 가볍게 빠진 전형적인 청량감 계열의 호밀 IPA를 더 좋아하지만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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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기 쓰면서 태그에 rye를 입력했더니 디바라세님이 첫 작업 레시피라며 올리신 글이 관련글로 함께 뜨네요. 덕분에 저도 전체곡물 첫 작업의 추억이 떠오르는 밤이었습니다. 비포 회원 여러분, 태크를 적극 활용합시다. ^^;;

전체곡물작업 관람가능할까여 홉쟁이운영자님..
당장 배우겠다는 아니고 순전히 구경하고싶어서요ㅠㅠ..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맥주 만들 때 알려드릴게요.

ㅎ 시작한지 얼마나됐다고 양조 매너리즘에 빠지려고 하던 와중에 번쩍 정신차리게 해주시네요.

1호맥주부터 Rye에 falconer's flight에 핑크 페퍼콘... 범상치 않으셨군요 ㅎㅎ

어쩌다 들었던 홉을 '때려박는다!!!' 는
말이 생각납니다.. 저도 ipa 전도하면서
홉이란걸 때려박은거래라고 말햇었는데..
이런 홉쟁이들..
흠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르면 서로 실험을 한번 해보면 될텐데~ 실험 결과에 대한 내용은 없나용!?

이게 실험으로 풀릴 문제가 아닌게 개인의 선호 문제라서요. 펠렛 홉이 효율성 측면에서 좋은 것은 명확하지만 펠렛으로 만든 맥주가 맘에 드냐? 아님 홉을 좀 더 넣더라도 리프 홉으로 만든 맥주가 맘에 드냐? 하는 기호의 문제가 있어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하나의 홉, 똑같은 알파 애시드를 가진 펠렛과 리프홉을 준비해서 동일 레시피에 넣어 만들어 본 후 비교시음을 해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저 낫은 Scythe (사이드)라고 합니다. 사신(Death)가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죠 ㅎㅎ

역시 겜덕이셨던 과거 실력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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