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시음기
Tasting Note (Total : 502)

맥주 스타일 (상세) Berliner Weisse 
알콜도수 (ABV%) 4.2% 
제조사 (BREWERY) Brew By Numbers 
제조국 (Origin) 런던,영국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brewbynumbers.com 
리뷰 맥주 링크  
제조사 공표 자료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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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암벽 등반 투어에서 처음 만난 Dave와 Tom은 베트남 ,태국 등지를 함께 여행하면서 친분을 쌓게 됩니다.

톰은 여행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고, 데이브는 호주로 여행을 이어가게 되면서 둘의 만남은 끝이 납니다.

호주에서 데이브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맥주들을 보며 큰 자극을 받아 브루펍 투어를 하기도 하고, 뉴질랜드에 가서는 급기야 홈브루잉 킷트를 사서 홈브루잉의 세계에 살짝 발을 담구기도 합니다.

한편, 런던으로 돌아온 톰은 양조장에서 일하는 오랜 친구가 가져온 맥주를 먹고 뿅가게 됩니다. 근데 친구가 일하던 그 양조장이 하필 The Kernel이였단...;;;


지구 반대편에서 서로 다른 계기로 맥주의 매력에 매료된 두 청년은 훗날 런던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크래프트 맥주의 이름 아래 대동단결. 브루어리를 차리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딱히 정식으로 양조를 공부한 적도 없고, 양조장에서 일한 경력도 없으며, 심지어 홈브루잉 경험조차 거의 없다시피한 두 청년에게 있어 도전이래봐야 맨땅에 헤딩 뿐. 이 둘은 책 읽고 인터넷 검색하고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친구에게 빌린 지하실에서 홈브루잉으로 테스트 배치를 하나씩 만들어 갑니다.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만족할 만한 맥주가 나오게 되었고 어느 마음씨 좋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조그만 공간에서 브루하우스 2톤의 설비를 자작으로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첫번째 맥주인 시트라 세종을 출시하는데, 이 때가 2012년 12월이니 2년 전의 일이네요.


브루 바이 넘버스에 투자한 후원자 중에선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브루독도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브루독에서 쓰던 중고 탱크를 지원해주기도 하고, 세계 각지에 있는 브루독펍에 BBNo의 맥주를 판매하는 등, 판로 확보 및 수출 등의 지원을 하기도 한다는데, 브루독의 제임스 와트는 "브루 바이 넘버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따른 경영 참여 및 권한 행사는 절대 하지 않으며, 오로지 신규 양조장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쉽게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지원해주는 것 뿐이다. 또한 브루 바이 넘버스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조건없이 지분을 반납할 것이다."라며 상생을 위한 대인배적인 풍모를 보인 바 있습니다.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성공신화에 늘 등장하는 창업자들의 전형적인 풍모, 이를테면, 양조장에서 프로브루어로 일했다던가, 홈브루잉 경력이 오래되었다던가, 지벨같은 맥주 전문 교육기관을 수료하거나 유럽으로 유학을 한 것도 아닌, 실력 제로, 경험 제로인 민간인 오브 더 민간인들이 책 읽고, 인터넷 검색해가면서 열정 하나만으로 일군 브루어리라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 이면엔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뒤에서 도와준 업계인들(커널, 파티잔, 브루독 등)이 있다는 점또한 무시해서는 안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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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w by Numbers(이하 BBNo)라는 브루어리의 이름이 말해주듯 맥주의 네이밍 분류 체계가 독특하게도 2자리/2자리의 숫자로 되어있습니다. 첫번째 두 자리의 숫자는 맥주의 스타일을 의미하며, 두번째는 레시피 넘버, 즉 기본 스타일에서 배리에이션, 즉, 홉, 부재료 등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 숫자들은 만드는 순서대로 1씩 증가하게 되지요.


BBNO가 최초로 만들었던 Saison - Citra는 01/01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고, 같은 Saison베이스에 아마릴로로 호핑하고 오렌지를 넣은 버전은 01/02, 오이와 쥬니퍼를 넣은 세종은 01/03...이런 식으로 넘버링이 되지요.

단순 변형이 아닌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골든 에일은 02/01...로 시작되며, 포터는 03/01...로 시작됩니다.


이러한 숫자 분류 체제는 그들이 처음 홈브루잉으로 테스트 배치를 만들면서 붙이던 방식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앞의 숫자는 배치 넘버, 뒤의 숫자는 분리 배치(하나의 동일 배치에서 맥즙을 분리, 효모나 호핑을 다르게 하는 것)의 숫자였다고 하네요. 아무튼 맥주이름을 숫자로 붙이니, 맥주 이름을 짓느라 쓸데없는(?) 정력을 낭비 안 해도 된다고 좋다고 합니다. 이러한 숫자 네이밍을 통해 소비자는, 노멀한 기본 레시피의 맥주인지 실험적인 변형이 가해진 맥주인지 숫자만 보고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BBNo의 양조철학은 Experimental과 Drinkability입니다. 

온갖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서도 너무 나가지 않고 기본적인 시음성을 중시하는 것이지요.


현재는 01/XX부터 16/XX까지 16종의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데 신흥급진적인 브루어리니만큼 배럴 에이지드 맥주라던가 사우어같은 최신 트렌드의 맥주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베를리너 바이세가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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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너 바이세의 이름이 04/01인 것으로 봐서 비교적 초창기에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01번 레시피는 Classic. 즉, 가장 기본적인 트위스트가 가해지지 않은 베를리너 바이세입니다. 맥주에 대한 정보가 노트되어 있는 라벨이 보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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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 밀을 베이스로 한 맥주가 그렇듯 대단히 밝은 노랑색. 헤드는 미약하며 순식간에 꺼지지만 잔 주위에 림을 장시간 형성합니다.



향 : 후끈하고 자극적이며 선명한 젖산. 레몬의 시큼함. 무언가 기대감을 주는 향입니다.



맛 : 레몬, 라임, 사과주스를 연상케 하는 산뜻한 젖산의 산미.

깔끔하고 직선적이며 군더더기가 없는 산미는 강하게 입안을 자극하며 순식간에 산산히 흩어집니다.

도우와 같은 고소한 밀의 풍미와 더불어 드라이하게 마무리됩니다.



질감 : 라이트 바디 + 하이 카보네이션 = 그냥 탄산 음료수.



종합 : 

깨끗하고 깔끔하게 잘 뽑힌 완성도 높은 베를리너 바이세.

그 어떤 이질적인 맛이 전혀 침투하지 않은 직선적인 젖산의 산미가 아주 마음에 들며, 산미가 1mg만 더 강하게 산뜻하게 뒷심있게 쳐줬으면 더 좋을 듯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희망사항일 뿐이며, '영국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뭔 놈의 베를리너 바이세를?'...이라고 뇌까리며 살짝 기대치를 낮추고 들어갔던 저 자신이 사뭇 부끄러지는 맛입니다.

또 다른 배리에이션인 04/02. 04/04도 아울러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영국에 갈 일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세상사 한치 앞을 알 수 없으니 브루 바이 넘버스는 콕 찍어두어야겠습니다. 맥주를 선물해준 L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음씨 좋은 투자자" <=브루어리 창업엔 이게 꼭 필요한 거 같습니다ㅎㅎㅎ

 

맛있게 드셨다니 기분이 좋습니다.ㅎㅎㅎ

마음씨 좋다는건 그냥 제 자의적인 생각이고... 실제로는 나쁠지도 모릅니다;;

Hoe

침이 줄줄 흐르네요...일단 베를리너 킨들 바이세부터 좀 제발 마셔보고 싶습니다 ㅠㅠ

정말 베를리너 킨들 바이세는 어떻게 좀 들어왔으면 합니다.

크래프트 비어에 비해서 가격도 싸서(한 병에 0.7유로 정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물거 다 물어도 그닥 안 비쌀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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