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시음기
Tasting Note (Total : 502)

by 훙키
맥주 스타일 (상세) Golden Ale 
알콜도수 (ABV%) 6.5% 
제조사 (BREWERY) Kiuchi Brewery 
제조국 (Origin) Japan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kodawari.cc/?en_home/products...-beer.html 
리뷰 맥주 링크 http://www.ratebeer.com/beer/hitachino-n...ia/124787/ 
제조사 공표 자료  
기타  

라벨에 그려진 멍청하게 생긴 부엉이가 독특한, 일본 Kiuchi 양조장의 히타치노 네스트는 작년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난 이후,


그다지 쉽지만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부엉이 맥주라는 별칭을 얻어가면서 생각보다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쎄 그렇게 좋은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수입된 부엉이 시리즈 중에 이번에 마셔본 맥주는 히타치노 네스트 Ancient Nipponia 입니다 ㅎㅎ


짜리몽땅한 히타치노의 일반 라인업에 비해 호리호리하고 있어보이는 이 보틀을 딱 보면 뭔가 좀 다른 녀석인가 싶지만


사실 정말 헉 하는 소리는 이 녀석의 가격을 보면 가장 먼저 튀어나오게 됩니다


압구정 갤러리아에서 500ml 한병에 무려 무려 3만원이 넘는 맥주계에선 무척 비싼 몸값을 자랑하시는 분입니다


쉬메이나 로슈폴 같은 트라피스트보다도, 아니 웬만한 저렴이 와인 보다도 높은 몸값이네요 ㄷㄷㄷ


에스트렐라 이네딧이나 데우스 같은 안드로메다 바가지 정책들은 워낙이 말이 안되니 그렇다친다 해도.... 


히타치노까지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너무 세게 밀고 오는 거 아닌가요 ㅋㅋ


압구정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길에 갤러리아에 구경을 갔던게... 화근이었죠


술 마시고 술을 사러 가면 안되는 겁니다 ㅠㅠ 맨 정신이라면 히타치노의 맥주를 3만원 넘게 주고 살 일 은 죽어도 없을 텐데 ㅠㅠ









근데 사실 Nipponia에 컨셉을 보면 가격이 좀 비쌀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ㅎㅎ


Nipponia는 오롯이 일본의 재료로만, 일본의 전통적인 맛을 살려낸 일본의 맥주라고 하네요 ㅋㅋ 


유럽 술인 맥주를 가지고 일본의 전통적인 맛이라니 뭔 소리인가 하겠지만... Ancient Nipponia에 들어간 몰트는 일본 전통몰트 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80년전, 극동 아시아에서 서양 문물의 습득이 가장 빨랐던 일본에는 다른 여러 문화,기술들과 함께

 

맥주 역시 네덜란드에서 처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일본도 서양 문물에 그다지 개방적이지만은 않았지만 당시 쇼군이었던 도쿠가와 요시노부는 맥주를 처음 맛보고

 

그 맛에 무척 놀랐다고 하네요 ㅋㅋㅋ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처음 보는 맥주를 하나 둘씩 마시기 시작했고 맥주의 인기가 점점 늘어가게 되었지요.

 

그래서 Wiliam Copland라는 사람은 요코하마에 처음으로 맥주 양조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린 맥주의 전신이지요.

 

그렇지만 180년 전의 열악한 유통으로 매번 맥주 재료를 인도양을 건너 머나먼 유럽에서 들여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일본의 기후와 풍토에 맞지 않는 서양 보리를 일본땅에서 기르는 것도 여간 고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일본의 Kaneko라는 사람이 일본에 맞는, 일본의 맥주 몰트를 만들어보고자 마음을 먹게 되었죠

 

그래서 전통적으로 일본에서 국수를 만들때 써오던 Shikoku 품종의 보리와 미국의 Golden Melon 품종의 보리를 교배시켰고,

 

거기에 자신의 이름을 따 Kaneko Golden이라는 이름의 일본 몰트를 탄생시켜냈습니다 ㅎㅎ

 

그리고 당시 큰 인기를 얻어가던 카네코 골든 몰트는..... ㅠ 이차세계대전을 기점을 운명으로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ㅠ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을 겪고, 자본주의와 거대 유통 조직이 유입 발달 되면서 일본 정부는 당시 존재하던 맥주 회사들을 

 

몇몇 거대 맥주 회사들로 합병시켰습니다. 그리고 기린, 삿포로, 아사히 같은 회사들의 과점이 일어나게 되었지요.

 

그리고는 자본의 논리에 운영되는 대기업의 생리가 어느 분야에서든 그렇듯, 맥주에 사용되는 몰트 역시 

 

좀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경작에 알맞는 품종으로 바뀌어 사용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일본이 낳은 몰트, Kaneko Golden은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지요.





크기변환_KJH_6365.jpg



그리고 100년 남짓한 세월이 훌쩍훌쩍 흐르며 일본에도 맥주 몰트가 생산이 되었었다는 사실마저도 잊혀져 가던중..


2007년, 수많은 일본 지비루 양조장들 가운데 Kiuchi 브루어리의 주인장. Kiuchi는 일본 정부의 농업역사 부서를 직접 방문해,


잊혀진 Kaneko Golden의 종자를 받아내면서 일본만의 몰트를 되살려내 보고자 하는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얻어온 종자는 단 16알. Kiuchi는 고작 2 평방피트. 그러니까 0.05평 남짓한 손바닥만한 땅에 역사적인 16알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그 16알에서 돋아난 보리 몇줄기들을 매년 수확해 다시 심고 다시 심기를 반복. 


5년만에 드디어 Kiuchi 브루어리는 6톤 가량의, 맥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Kaneko Golden 몰트를 수확해내었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혼혈로 일본땅에서 태어나 비운에 잊혀졌던 일본의 몰트가 재탄생하던 그 역사적인 날,


Hitachino Nest Ancient Nippoina를 위한 몰팅이 시작되었습니다.




몰트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일본의 아들을 부활시켜 놓고 홉은 아메리칸 홉을 왕창 때려부으면 아무래도


Nippoina라는 이름이 무색할 듯 했던지, 니포니아에는 홉도 일본에서 생산된 홉인 Sorachi Ace 홉을 썼습니다.


Sorachi Ace 홉이 전세계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에 유명세를 얻게된 것은 불과 5~6년 전이라지만 이 홉이 탄생한것은 1984년입니다. 


저먼 홉인 Brewers Gold와 노블 홉의 대표주자인 Saaz의 교배로 탄생한 이 홉은 독특한 풍미와 높은 알파산(12%정도)로


최근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이 종종 찾는 재미난 홉입니다.


Japanese Hop이라는 것 만으로도 미국이나 유럽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에게는 덕심을 자극할 Geek한 요소인데다


품질도 독특하니 말이죠 ㅋㅋ









우리나라 수입사에서는 자신만만하게도 히타치노의 궁극에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군요 ㅋㅋㅋㅋㅋ


과연 일본의 지나간 100년 역사를 되살려낸 맥주가 궁극의 맛을 보여줄까요.. ㅎㅎ


적어도 3만원 어치의 맛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ㅋ









Hitachino Nest - Acient Nippoina                  6.5%


맑게 필터링된 맥주는 밝은 노란색을 띠는듯 따라져 나오지만 잔에 따라지고 난 뒤에는 조금 짙은 주황색을 띱니다


거품은 조밀하고 부족하지 않게 적절하게 올라오며 꽤 좋은 리텐션을 보여주네요


기대를 안고 코를 가져다 내면.... 노즈에서는 독특한 홉향과 함께, 조금 진부하고 전형적인 몰트의 느낌이 가장 주되게 올라옵니다


홉향은 확실히 아메리칸 홉이라고 하기엔 좀 다른 느낌의 캐릭터입니다. 그렇다고 저먼이나 노블홉 계열과도 방향이 좀 다르고요.


무엇보다... 노즈의 주된 인상이 홉이긴 하지만 홉의 아로마 자체가 그다지 강한 캐릭터는 아닌 듯 합니다


처음에는 구수한 몰트향과 섞여서 마른 약초, 마른 풀 같은 향의 홉향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조금씩 프루티해지는군요.


맥주에서 점차 풀려나는 향은 시트러시하지만 은은하고 차분합니다. 


말린 귤 껍질. 묵은 살구향. 탠저린 캐릭터의 시트러시는 몰트와 섞이며 오래두어 갈변한 사과 과육. 자두 과육 같은 느낌도 듭니다.


수박껍질의 흰부분. 배껍질 같은 향도 포릇포릇 느껴집니다. 지푸라기. 쌀가루. 빵조각 같은 다소 재미없는 보리향도 곁들여지고요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확실히 완연히 시트러시해진 홉향이 모습을 드러내는 군요.


그렇지만 산화가 빨리 진행되며 funky하게 시큼한 향. 상한 사과. 사과식초를 뿌린 빵. 유자. 같은 캐릭터가 튀어오릅니다 ㅠ


입안에서는 처음엔 가벼운듯 하지만 이내 맥주가 꽤나 묵직하게 혀 뒤끝을 잡아 끌며 목을 넘어갑니다. 탄산은 그다지 강하지 않네요. 


입안에서는 조금 느끼한 듯 입을 덮어오는 오일리함과 팔레트의 중반 이후 다가오는 홉의 쓴맛이 겹쳐져서 


다소 부담스러운 맛을 자아내는 듯 합니다.


맥주가 넘어가며 기름진 꿉꿉함으로 입천장과 혀를 코팅하는 느낌이 느끼하네요 ㅠㅠ


호박. 늙은 호박 같은 들큰한 느낌의 팔레트는 그 단맛이 언뜻 곶감. 감초물 같기도 합니다.


뒤에는 종잇장을 씹은 듯한 쓴맛이 남습니다.





피니쉬에서는 노즈에서 느껴졌던 독특한 시트러시함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묵은 망고나 졸여낸 유자 소스 같은 달콤하고 뭉근한 시트러시함은 오렌지 케익을 베어물은 느낌입니다만.... 뭐랄까


조금 빛바랜 듯한 색깔의 시트러시함이네요 ㅠ 상큼하지도 않고, 매혹적이지도 않고...


호박죽의 풍미가 언뜻 떠오르기도 합니다 ;; 일단 피니쉬 자체도 그다지 풍부하거나 길지는 않은편인 것 같네요




 






이게 3만원........??인가요..???;;;;


아아... ㅠㅠㅠㅠ 피눈물이 쏟아지네요 ㅠㅠ


소라치 에이스의 특징이 독특하긴 하다만... 이건 그냥 맛없는 스트롱 라거 내지는 그저 그런 골든 에일을 한잔 먹은 기분입니다


뭐 일단 맥주 품종을 내세운 컨셉일 때 부터 의심을 품었어야 했지만.....으아아아 내 돈 ㅠㅠㅠ 화나네요


RB(91/99) 던데 Ratebeer의 점수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 맛이네요



   

맥주 컨셉 자체는 Birra del Borgo와 Dogfishead의 콜라보레이션인 4000년 고대 복원 맥주가 떠오르는게


아주 신박했는데 마시고 나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ㅜㅠ








Japanses Classic Ale도 일본에 맥주가 처음 들여오던 시절의 스타일을


재현한 것이고 이 Ancient Nipponia도 일본 토종의 전통 맥주를 재현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빚은 것이니 히타치노의 브루잉이


정말 크래프트 적인 마인드가 통통 튀는 재미있는 브루잉이지만..... 일단 맛이 없으니 그냥 맥이 빠질 뿐이네요 ㅠㅠ


휴 ㅠ 그냥 Japanes Classic Ale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에잉...


가격이 말도 안되게 비싸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실망실망 하며 열받진 않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후기입니다 ㅠ






그냥 엔조이였니

관련글 모음
  1. [2013/08/03] 상업맥주 시음기 Hitachino Nest - XH (소주 배럴 에이징 에일) by 훙키 *2

에고 그 정도인가요. 냉장고에서 한 병 고이 잠들어 있는데... ^^


여러모로 가격 덕(?)을 보는 맥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냉장고에 잠들은 그놈은 적절한 곳에 선물로 활용하시는게 가장 좋은 선택일 듯 싶습니다.

좌절하는 기분이 여기까지 느껴집니다..ㅋㅋ

정말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Korean이 붙을 몰트 품종은 아예 없는 건가요?

홉이야 통일이라도 되어야...ㅋ

코리안 몰트 홉.... 그냥 외국꺼라도 잘 갖다 썼으면 좋겠네요ㅋㅋㅋㅋ

양조용 보리 품종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뭐 문제는 가격과 맛인데 지금까진 객관적으로 둘다 떨어진다는게 슬픈 현실이고 제스피에 쓰이는 백호나 호품같은 신품종은 한번 기대해볼만 하겠네요. 홉은 대관령 산간지대를 한번 헤매볼까요? 예전에 농가에서 날아가 야생화된 홉이 남아있을 수도;;

오... 감사합니다. 궁금했엇는데.. ^^;;

홉도 강원도에서는 가능할 수 있나 보군요..

흥미로워용~~~

저도 이 맥주가 생각보다 비싸고 먹어본 사람들이 비추라서 참고있었는데...

수입맥주 많이 취급안하는 오사카에서 한번 도전했다가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먹었었어요..

가격은 만원 이하였던거 같고...

저도 맛없을거란 각오를 잔뜩하고 만원 이하로 먹었으면 이렇게 실망하진 않았을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그냥 국산보리만 써도 비쌀텐데 5년동안 덕심으로 수확없이 재배하느라 비용도 꽤 들었을테고

키우치양조가 원래 몰팅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부분의 기술력도 조금 수상스럽고...(일본은 맥주며 위스키양조장이 꽤 많으니 몰팅전문기업이 상당수 있을 법도 하겠네요.) 여러모로 돈은 많이 들어갔을 것 같긴 하네요.

결론은 맛이 없으면.... 그래도 노하우는 많이 쌓였겠네요.

 

게다가 한국선 큰병이 작은병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가격이 비싼게 이해는 가는데 외국 가격 비해 3배 이상 비싼 건 좀 너무했어요 ㅠㅠ 거기에 맛도 없었으니...
그냥 엔조이에서 뿜을뻔했습니다 ㅋㅋㅋㅋ

맛이 그냥 장난 같아요 ㅠㅠ

히타치노의 가성비는 유명하신걸 아시고도,,,, 역시 술을 마시고 2, 3차 가는건 괜찮지만 술을 사러가면 안된다는 교훈을 남기셨네요^^

사실 이거랑 같이 산게 XH 였는데 그것도 사실 만원이라 겁나 비싼건데도 이거에 묻혀서 가성비가 잘 가늠이 안되었었습니다 ㅠㅠㅠ 악마의 부엉이

최소 반값만 되더라도 그렇게 나쁘지 않으셨을듯요 ㅠ

히타치노는 인간적으로 좀 양심없는 가격 정책이긴 하죠-_-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