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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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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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우트(Stout)나 포터(Porter) 등의 어둡거나 검은 색상을 띄는 맥주를 만들 때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맥아인 블랙 맥아(Black Malt),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흑맥아라고 불립니다.


블랙 맥아는 주로 로스팅 된 커피나 단 맛 없는 초컬릿, 탄 곡물 등의 풍미를 맥주에 부여하며, 블랙 맥아를 양조 레시피에서 많이 사용했을 경우에 따라서 담백(Dry)하게 찾아오는 산미나 떫은 맛 등의 속성들을 맥주에 입힙니다.


블랙 맥아는 밝은 색 맥아나 카라멜 맥아 등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매우 '검은 풍미' 를 지녔기 때문에, 블랙 맥아가 사용되지 않은 밝은 색상의 맥주들에서는 '검은 풍미' 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입니다.


스타우트나 포터에서 포착할 수 있는 확실한 그 맛은 블랙 맥아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검은 색 맥아 = 쓰고 탄 맛, 커피/초컬릿에 원두를 씹은 것 같은 떫고 신 맛을 내는 맥아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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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블랙 맥아(Black Malt)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블랙 맥아는 기본적으로 완전히 맥아화 된 밝은 색 맥아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맥아를 로스팅(Roasting)하는 로스터에서 고온으로 로스팅을 진행하면 할 수록 맥아의 색상은 어둡게 변화합니다. 일반적인 밝은 색 맥아의 굽는 온도가 섭씨 85°C-100°C, 붉은 기운이 감도는 카라멜 맥아는 140°C-160°C에서 굽는 과정이 이루어지는 반면, 블랙 맥아는 보통 200°C -250°C 정도의 고온에서 로스팅이 진행됩니다. 

 

블랙 맥아는 고온에서 다루어지는 로스팅 과정을 거쳐야만 탄생될 수 있는 맥아이기 때문에, 블랙 맥아의 동의어로 로스티드 맥아(Roasted Malt)라고도 불립니다. 실질적으로 맥아의 이름에 로스티드(Roasted)라는 수식어가 포함되거나 맥아 특징에 로스티드가 포함된다면 어두운 검은 계열의 맥아라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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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judge a roasted malt by its cover !

(겉면만으로 로스티드 맥아를 평가하지 마라!)


이는 미국 최대의 맥아제조 회사인 브리스(Briess)가 자사 블로그에 쓴 글의 제목으로, 색상이 검은 맥아라고 할 지라도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제로 쓴 글입니다.


블랙 맥아들의 특징인 '쓰고 탄 맛, 커피/초컬릿에 원두를 씹은 것 같은 담백하면서 떫고 신 맛' 등등의 소위 '검은 풍미' 는 사실상 보편적으로 검은색 맥아들에서는 공유되는 특색입니다. 색상은 검은색을 띄지만 맛은 밝은 카라멜 맥아에서 나오는 연하고 순한 단 맛을 내는 검은색 맥아를 새로 개발해서 브리스(Briess)가 위의 표어를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스펙만보면 검은색 맥아를 가운데서도 정말로 시커먼(500 Lovibond 이상) 이른바 극단의 검은 풍미를 내뿜을 것 같은 맥아들 중에서 사람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떫고 텁텁하면서 산미가 나는 풍미(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한약 맛)를 제거하고, 검은 맥아의 긍정적인 맛들인 기분좋은 초컬릿이나 커피의 은은함을 부각시킨 제품들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기위해 검은 맥아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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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터드(Debittered) 블랙 맥아라고 일컫어지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디비터드는 우리말로 '쓴 맛을 제거한' 으로 번역됩니다) 


블랙 맥아의 공정상 어쩔수 없이 발생하는 부정적인 쓴 맛/ 탄 맛/ 떫은 맛 등을 유발하는 요소들을 맥아제조소에서 특별한 공정을 통해 매우 줄이거나 아예 제거하여 내놓은 맥아들입니다.


블랙 맥아에서 부정적인 요소의 풍미를 유발시키는 것은 맥아의 껍질(Husk)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리 맥아는 껍질을 가지고 있으며, 맥아의 껍질은 맥주 양조의 과정들 중 하나인 여과(Filter)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제거되지 않는 맥아의 부속입니다.


하지만 고온에 노출되면 맥주에 부정적인 풍미를 부여하는 쓴 맛 유발 물질(Bitter Substances)을 맥아 껍질이 다량으로 보유했기 때문에, 고온에서 로스팅 한 블랙 맥아는 자연스럽게 밝은 색 맥아들에 비해서 '검은 풍미'가 많이 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원할한 여과 과정을 위하여 맥아에서 껍질을 분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양조 레시피 전체 맥아 구성에서 기껏하야 5-7%의 비중을 차지하는 검은 맥아에서는 여과를 위한 껍질을 굳이 남겨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나머지 95%의 맥아가 가진 껍질로도 여과 과정이 충분히 수행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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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제거한 맥아이기 때문에 디허스크드(Dehusked)라고 불리기도 하며, 맥주 양조에 있어서 디허스크드(Dehusked)와 디비터드(Debittered)는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이와 같은 맥아들은 로비본드(Lovibond)[↑ 로비본드 = † 검은 맥아 속성]는 높음에도 불구하고 검은 풍미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는 제품들이 되었으며, 실질적으로 맥주의 색상을 어둡게 만드는 쪽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됩니다.


맥주 양조 맥아로 절대적인 수를 차지하는 보리 맥아는 원래 껍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디허스크드(Dehusked) 작업이 필요하지만, 자연적으로 껍질을 가지지 않은 맥주용 곡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밀(Wheat)과 호밀(Rye)들입니다.


선천적으로 껍질을 가지지 않은 밀과 호밀 등을 고온의 로스팅 과정을 통해 블랙 맥아화시키면, 애초부터 껍질에 의한 부정적인 검은 맥아의 속성들이 출현하지 않게 됩니다. 


미국 브리스(Briess)의 Midnight Wheat 나 독일 바이어만(Weyermann)의 초컬릿 위트(Roasted Wheat)가 대표적인 어두운 밀맥아들로,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것들을 가지고 어떤 맥주가 만들어지는지 감을 잡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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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둔켈바이젠(Dunkelweizen)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은 독일식 둔켈바이젠들을 마시면서 이 맥주가 생각보다 검은 맥아들의 속성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많은 둔켈바이젠의 상업적 레시피를 살펴보면 흑화된 밀맥아를 사용한 것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흑화된 밀맥아의 효과로 둔켈바이젠에서는 떫고 산미가 도는 텁텁한 검은 맛이 아닌, 은은한 초컬릿과 커피가 맴도는 그래도 바이젠 효모가 우세한 맥주가 탄생되는 것이죠.


흑화된 밀맥아를 사용하지 않고 밝은 밀 맥아 + 블랙 맥아(보리)의 조합으로도 둔켈바이젠(Dunkelweizen)의 양조가 가능합니다만, 정석적인 둔켈바이젠에서는 소위 '검은 풍미' 가 강하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블랙 맥아의 함유량이 스타우트(Stout)처럼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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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터드(Debittered) 블랙 맥아의 사용이 가장 절실한 스타일의 맥주는 뭐니뭐니해도 블랙 IPA 입니다.


블랙 IPA 의 골자가 'IPA 의 홉의 성향이 중점을 이루되, 검은 맥아의 맛이 살짝 터치하는 검은색의 IPA' 이기 때문에, 만약 검은 맥아의 맛이 완연하게 드러난다면 사실상 홉피 스타우트(Hoppy Stout)나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들과의 경계가 모호해져 독자적인 맥주 스타일로써의 차별성이 없어집니다.


다시 한 번 핵심을 반복해보면 디비터드(Debittered) 과정을 거친 블랙 맥아 통해 스타우트 등에서 나타나는 소위 부정적인 '검은 풍미' 를 내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색상은 검은 맥주를 만들기 위한 확실한 목적성을 가진 스타일이 블랙 IPA 인거죠.


하지만 제가 소위 부정적인 '검은 풍미' 라고 표현한다고해서 이 풍미가 나쁘고 없어져야할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디비터드(Debittered), 디허스크드(Dehusked) 블랙 맥아의 탄생은 둔켈바이젠이나 블랙 IPA 와 같이 스타일 특성상 검은 맥아의 검은 풍미가 그리 필요치 않은 맥주를 양조하기 위한 목적성을 띈 것으로, 만약 내가 양조할 맥주가 스타우트(Stout)라면 오히려 디비터드 블랙 맥아는 명단에서 먼저 제외시켜야 할 품목입니다. 밋밋한 스타우트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하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

Hoe

궁금했던 점인데 이런 비밀이 있었군요..잘 읽고 갑니다 :D

둔켈을 마시면서 초콜릿, 커피향은 미묘하고 오히려 색만 검은 바이젠 같다고

느낀게 검은 밀맥아 때문이었군요. 유용한 정보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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