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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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홉(Hop)하면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페일 에일이나 IPA 류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자몽, 오렌지, 감귤 등으로 묘사되는 시트러스(Citrus)한 특징이 주로 연상되며, 더 나아가 최근에는 망고, 구아바 등등의 열대 과일 맛 까지 미국산 홉들의 특징으로 대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몇몇 홈브루어들과 양조가들은 국가별 홉(Hop)들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독일의 홉들에서는 허브,약초,꽃 등의 기분좋고 차분한 향을, 영국의 홉들에서는 Earthy 하면서 은은한 흙과 같은 향을, 미국 홉들에서는 펑키하면서 새콤한 과일 향이 많이 난다고 개략적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맥주 스타일들에서 해당 홉 특성들이 두드러지는 상업 맥주들이 많다면 낙인 효과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미국식 IPA 가 시트러스(Citrus), 트로피칼(Tropical), 파이니(Piney,솔) 한 성향으로 점철되었을 거라는 막연한 심리를 가지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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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홉(Hop) 산지를 꼽으라면 독일, 영국, 체코, 슬로베니아,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이 거론됩니다. 크래프트 맥주의 원천인 미국은 이 국가들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새로운 홉 연구와 개발, 출시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로서 매년 새로운 타입의 홉들이 시범적으로 출시되고 반응이 좋으면 정식 이름을 달고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열대 과일과 시트러스한 풍미의 결정체인 시트라(Citra) 홉은 미국의 Hop Breeding Company 에서 2007년 출시했습니다. 정식 출시 이전에 시트라 홉에 붙여졌던 명칭은 HBC 394 였습니다. 열대 과일, 블루 베리, 탠저린 등으로 특성이 묘사되는 모자익(Mosaic) 홉은 HBC 369 라고 불렸던 시절이 있습니다.


1970~80 년대에 개발되어 미국 시장에 등장했던 캐스케이드(Cascade), 센테니얼(Centennial), 콜럼부스(Columbus)와 같은 미국 홉 버라이어티들 가운데서는 나름 유명한 클래식(?)한 홉들을 비롯해서 시트라, 모자익, 팰코너스 플라이트(Falconer’s Flight)와 같은 신흥 미국 홉들이 시트러스/열대 과일의 캐릭터를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미국 홉들이 시트러스/트로피칼 캐릭터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새롭게 나온 홉들과 클래식한 미국 홉들 전부 포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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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클러스터(Cluster)홉은 미국산 홉들 가운데 연식으로 볼 때 가장 맏형님으로 취급받는 홉 종류입니다. 네덜란드나 영국의 이민자들이 유럽에서 가져온 홉 종자가 미국에 재배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집니다. 


클러스터(Cluster) 홉에 관련된 특징 설명에는 Floral, Spicy 와 같은 단어들이 주로 등장하는데 영국계 독일계 홉들과 비슷한 특성으로서 유럽 필스너를 모티브로 한 미국식 필스너에 사용되길 추천되고 있으며, 포터나 스타우트 계열에도 좋다고 합니다. 


갈레나(Galena) 홉은 비터링 용 홉으로서 1970년대 개발된 홉으로 클러스터(Cluster)와 성향이 비슷하여 점차 클러스터 홉을 대체하기 시작합니다. 용도가 비터링(쓴 맛 창출)용으로 개발된 홉이기 때문에 폭발적이고 인상적인 향을 추구하는 맥주 스타일에 향이나 맛을 위해 잘 쓰이지는 않습니다.


갈레나(Galena)와 같이 맥주의 IBU를 효과적으로 올리기 위해 미국에서 개발된 비터링 용 홉들로는 호라이즌(Horizon)과 2000년에 출시된 밀레니엄(Millennium), 써밋(Summit), 브라보(Bravo), 아폴로(Apollo) 등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산 홉이지만 시트러스/열대 과일의 캐릭터와는 거리가 먼 종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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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나, 밀레니엄, 브라보 등의 비터링 홉들이 효과적인 쓴 맛이 창출을 위해 개발된 미국 홉들이니 맥주에 시트러스/열대 과일의 풍미와는 애당초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홉 아로마나 맛(플레이버)에 그 기능이 치중된 미국 아로마 홉들도 살펴보겠습니다.


윌라멧(Willamette) 홉은 미국의 퍼글(Fuggle)이라고 불리는 홉으로 '퍼글' 은 골딩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홉으로 가장 잘 알려진 종자입니다. 영국의 퍼글을 개량해서 1976년 출시된 윌라멧은 영국 퍼글과 흡사한 Earthy, Spicy 등의 성질을 지녔습니다.  

 

윌라멧이 영국 퍼글에서 파생된 미국산 홉이라면 1989년 출시된 마운트 후드(Mt Hood)는 독일 노블 홉의 대표 할러타우(Hallertau)를 개량해서 탄생시킨 미국 아로마 홉입니다. 독일 할러타우의 방계 홉인 만큼 그 성향도 할러타우와 매우 닮았습니다. 마일드(Mild), 플로럴(Floral)한 캐릭터를 지녔다고 합니다.


독일 할러타우 홉을 기반으로 직계-방계 혈족되는 미국 아로마 홉들이 꽤 많습니다. 리버티(Liberty) 홉이나 샌티엄(Santiam), 크리스탈(Crystal), 뱅가드(Vanguard) 등이 발견됩니다. 체코 필스너의 필수 홉인 자츠(Saaz)의 자손인 미국 홉들로 스털링(Sterling), 울트라(Ultra) 등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언급된 미국 아로마 홉들은 시트러스/열대 과일 성향과는 거리가 멀며, 미국식 IPA 나 페일 에일 류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 빈도수는 많지 않으며, 대신 시트러스/열대 과일 특징과는 무관할 필요가 있는 다른 스타일의 맥주들에 주로 이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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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홉(Hop)들이 시트러스/열대 과일 캐릭터만 갖추지 않았다는 것은 앞의 예를 통해서 파악이 되었지만, 새로운 홉 종자의 개발이 미국만큼 활발하지 않은 다른 국가들은 그 나라의 홉 특징이 정형화된 편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종자의 홉이 출시되는 미국과 달리 영국이나 독일의 홉 종류들은 어느 정도 고착화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비해 독일-영국-체코 출신의 홉 종자 갯수는 적습니다.


독일은 아주 유명한 노블 홉들인 할러타우(Hallertau), 테트낭(Tettnang) 기반으로 꽃, 허브, 프루티한 느낌을 드러내는 독일 홉들이 많은 가운데, Hüll Hop Research Institute 이라는 독일 바이에른 소재 홉 개발 기관에서는 2012년 야심차게 독일 홉의 기본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괴짜 홉들을 몇가지 출시했습니다.


만다리나 바바리아(Mandarina Bavaria)라는 홉은 이름부터가 바이에른(바바리아)의 귤이라는 것 처럼 강한 시트러스 성향을 가진 독일 홉입니다. 만다리나 바바리아는 혈족상 미국 시트러스 홉의 상징인 캐스케이드의 딸이 되는 홉이라고 알려집니다.


할러타우 블랑(Hallertau Blanc) 라는 홉 또한 캐스케이드 혈족으로 자몽, 파인애플, 포도, 레몬 등의 성향을 간직했으며,  휠 멜론(Hüll Melon) 이라는 홉은 이름처럼 허니듀 멜론이나 딸기와 같은 맛이 나타난다고 설명됩니다.


독일 홉은 클래식하고 점잖으며 고귀한 향을 낼 것 같다는 선입견을 여지 없이 무너뜨리는 새로운 특성을 가진 독일 홉들의 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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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맥주만 마시다가 홈브루잉계로 넘어오면 정말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글과 관련된 사항으로는 세상에 홉(Hop)의 종류가 생각보다 엄청 많다는 것으로, 저 또한 아직 듣도 보도 못한 홉들이 널려있으며 지속적으로 매년마다 새로운 홉들이 출시된다는 것은 더욱 더 놀랍습니다.


기존의 클래식 홉들이 단종되어지지 않을거라 보기에 개략적인 국가별 홉 성향은 여전히 사람들의 뇌리에 남을 것이지만,

기존 홉들의 교배를 통해 장점만을 흡수하고 그 특징들을 개량하여 나오는 신종 홉들은 앞으로 'ㅇㅇ 국가의 홉은 xx 성향이다' 라는 공식을 점진적으로 깨 나갈것이라 봅니다. 


미국에서 계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신종 홉들 가운데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 성향에 알맞는 홉(Hop)들이 더 부각되고 기억에 남는 경향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시트러스/트로피칼과 거리가 먼 미국 홉들도 알게 모르게 출시되고 있으니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수 많은 미국 홉들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온정을..  


개인적으로 홈브루잉을 통해 노블 홉 계열 특징을 갖춘 미국산 홉인 샌티엄(Santiam)을 가지고 Power of Santiam 이라는 이름의 정통 필스너나 하나 머지않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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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브루잉을 하지 않는 입장에서 홉의 특성을 알기란 너무 어렵긴 합니다.

자꾸 봐서 겨우 이름정도가 눈에 들어오네요. ^^

갈레나 같은 것이요... ㅋ

http://www.beerforum.co.kr/brew_forum/69371#comment_69658
밀레니엄홉 하면 이때의 악몽이

홉 사놓고 안만들어 본것들이 많은데 가을 되면 싱글홉 가열차게 뽑아내야겠습니다.. ㅎㅎ

너무 너무 잘 봤습니다~

사실 이러한 선입견 아닌 선입견은, 다른 맥주들 보다 페일에일이나 IPA같은 
(특히나 미국의 전반적인 크래프트 맥주에서)홉 캐릭터가 부각되는 맥주들 + 스타일에서
위에 언급하신 홉들이 '주'가 되는 맥주들이 사실 많지는 않다는 부분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누구나 먼저, 비교적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아로마에 관여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사실 다른 스타일에서는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으니,,게다가 네임드 맥주들은 더 그렇고,,

그런 의미에서 IPA만 보면,, Brutal IPA를 마셨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이었는지 다시금 궁금하네요.

제 생각에 우리나라에 있던 것 중에 지금 이 글에 가장 부합하는 맥주로는 Brutal IPA가 갑인거 같은데~

인디카와 풀러스의 와일드 리버는 사실 시트러시 쪽으로..

뜬금없지만, 미 수입 된 미국 크래프트 맥주 중에는
Oskar Blues - GUBNA Imperial IPA 
Smuttynose - IPA
Founders - Double Trouble IPA 를 추천해봅니다.

며칠전에 홉을 직구 신청을 했었습니다.   Citra 와 Mosaic 에 Simcoe, Centennial 등이 었습니다.

이 글을 먼저 읽었다면 약간 구성이 변경되었을 것 같습니다. ^^

 

ps. Mosaic 홉은 처음 써보게 될것 같은데.... 어떻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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