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이야기
Feature Article : Commercial Beers (Total Article : 80)

by midikey

importCopy of DSC02185.JPG



수입맥주하면 드는 이미지는 일단 국맥보다 맛이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클 듯 합니다. 그렇다면 수입맥주의 가격은 왜 이렇게 비쌀까요? 수입맥주의 가격은 크게 세금과 수입사의 경영 비용에 의해 책정이 되는데, 구체적으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1. 맥주에 부과되는 세금


table1.png

표1. 수입맥주에 붙는 세금 계산 (CIF가격 병당 1000원 기준)


표1을 보시면 계산법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가시리라고 생각하며,

여기서 핵심은 세금이 맥주 가격(CIF가격:공장도가 + 운임 + 보험료)의 176.8%입니다. 

즉, 1000원짜리 맥주가 부산항에 도착하면 1000+1768=2768원이 되는 것입니다.

외우기 쉽게 "수입맥주는 세금이 맥주 가격의 대략 180% 정도 붙는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여기서 관세 30%는 어디까지나 기본세율이기 때문에, FTA체결국의 경우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제 FTA발효되었으니 수입맥주값 좀 싸져야 하는게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맥주에 대한 FTA협정세율은 발효되자마자 관세가 0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단계별 균등 분할 철폐가 되기 때문에 해마다 조금씩 세율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FTA를 체결한 국가는 여러 나라가 있지만 맥주와 관계 깊은 곳은 EU와 미국 2군데 입니다.


미국K-10.png

표2. 한-미 FTA 맥주(HS.CODE:2203000000) 수입협정세율


표2와 같이 한미 FTA의 맥주 수입세율은 2011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균등분할철폐됩니다.

즉, 2011년도 30%에서 2018년도 0%가 될 때까지 7년간 매해 4.3%(30%/7년) 관세가 감소합니다.


EU K-10.png

표3. 한-EU FTA 맥주(HS.CODE:2203000000) 수입협정세율


한-EU FTA의 경우, 맥주 수입세율은 2010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균등분할철폐입니다.

즉, 2010년도 30%에서 2018년도 0%가 될 때까지 8년간 매해 3.8%(30%/8년) 관세가 감소합니다.


현시점(2012/7/26)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맥주는 관세가 25.7%이므로 총세율은 176.8% -> 167.7%로 감소하고,

EU에서 수입하는 맥주는 관세가 22.5%이므로 총세율은 176.8% -> 160.9%로 줄어듭니다.


이렇게 매해 줄어드는 세율이 작다보니 수입사들 입장에서도 가시적인 가격인하를 시행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FTA타결되서 관세철폐 되었다는데 맥주값은 왜 그대로 받아 쳐먹냐?"라고 말하기도 어찌보면 애매합니다.


하지만, 2018년도가 되면 미국/EU에서 수입되는 맥주에 부과되는 관세가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에 전체세금이 176.7%에서 113%로 비약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때 쯤이면 수입맥주 가격이 조금은 싸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적은 관세가 아니라 바로 72%에 달하는 주세에 있습니다.


TABLE4.png

표4. 주종별 관세 및 주세


높으신 귀족분들이 드시는 와인느님의 세율이 낮은 것도 이해할 수 있고, 맥주, 소주, 고량주같이 서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저가형 주류에 높은 주세를 부과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표4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위화감이 듭니다. 왜냐하면 알콜도수가 높은 술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게 일반적이거든요. 도수가 높은 양주류, 소주, 고량주에 높은 주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음료수에 가까운 저도수 주류인 맥주에 과도한 세금이 붙는다는게 의아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 외에도 맥주에 세금을 엄청나게 부과하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옆나라 일본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실정을 가진 일본에서 만든 자료를 보겠습니다. 맥주와 발포주의 주세율을 낮추자고 주장하는 협회에서 만든 자료이기 때문에 그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백데이터긴 하지만, 뭐 그렇다고해서 데이터 자체가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출처:ビール、発泡酒の酒税減税に関する要望書,平成19年9月)



table6.png

표5. 증류주를 100으로 놓았을 때 알콜 1도당 주세비율

좌로부터 일본/프랑스/독일/미국(뉴욕시)/영국이고
표는 와인/맥주/증류주 순.

요약하면, 프랑스,독일,미국,영국은 도수가 높은 증류주에 주세가 많이 부과되고 와인과 맥주에는 상대적으로 주세가 적게 부과되지만, 일본은..........;;


table5.png

표6. 소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맥주의 주세와 소비세 부담율


맥주의 소매가격에서 주세와 소비세가 차지하는 부담율입니다. 

순서는 역시 일본,프랑스,독일,미국,영국이고, 그래프에서 진한 빨간색이 주세, 흐린 빨간색이 소비세입니다.

일본 맥주는 소매가의 41.4%가 주세고, 4.8%가 소비세가 됩니다. 즉 일본에 놀러가서 편의점에서 100엔짜리 맥주를 사먹으면 그 중 46.2엔은 일본 정부에 세금으로 낸다는 뜻이죠. 반면에 미국에서 1달러짜리 맥주를 사먹어도 그 중 세금은 13센트밖에 안 합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사무엘 아담스 6개들이 팩이 8불도 안한다...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하나 더 재밌는 것은 그나마 지금의 72%라는 맥주의 주세도 2004년까지는 주류 최고세액인 100%였다가 2005년 90%, 2006년 80%, 2007년 72%로 단계별로 인하가 되서 원래부터 72%였던 소주,위스키와 같아지게 된 것입니다.


역시 맥주 마시는 사람이 봉인가 봅니다. 소주도 세율은 72%로 같지만 도수가 높아서 빨리 취하기 때문에 맥주 마시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수입맥주든 국산맥주든 맥주 많이 마셔서 나라에 세금 많이내고 충성합시다! 



2. 수입사 운영에 따른 부대비용


그렇다면 이제 맥주 수입사를 차려서 맥주를 한 번 수입해 봅시다.

외국에 모 맥주회사와 컨택해서 일단 맥주 1컨테이너를 수입하기로 합니다.


조건은 20' FCL(20피트 컨테이너)로 병당 CIF가격 1,000원에 계약합니다.


20피트 컨테이너 : 1,300 boxes * 24 pcs = 31,200 병


CIF가격 : 31200 병 * 1000원 = 31,200,000 원

세금(176.8%기준) : 31,200,000 * 176.8% = 55,161,600 원

수입원가 : 86,361,600 원 


일단 3천만원 남짓한 맥주를 부산항까지 들여오는데 들어간 비용은 9천만원 가까이 됩니다.


그러면 여기서,


영업비 : 15% (약 1300만원)

일반관리비 : 10% (약 860만원)

국내운송비 : 15% (약 1300만원)


...정도로 부대비용을 잡아봅니다.


이러한 부대비용은 맥주에 따라, 상황에 따라, 회사 사정에 따라 크게 차이나겠지만, 하이네켄같은 유명한 맥주가 아니고 마이너한 맥주를 수입한다면 일단 쉽게 팔리지도 않을 것이고, 사가는 사람도 한 번에 조금씩 사가지 대량으로 사가지도 않을 것이니...


대략 이 정도로 잡고...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창고 임대료, 차량 유지비는 상기 부대비용에 최대한 우겨 넣어 봅니다.

마트 입점도 하고 싶지만 그러면 마트에서 떼가는 돈이 제법 되기에 마트 입점은 안하기로 합니다.

국산맥주는 유통기한 지나도 맥주회사에서 1:1로 바꿔주는데 외국 맥주는 설사 교환해준다손 치더라도 외국으로 반송하는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그냥 폐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악성재고에 따른 위험부담이나 재고 폭탄땡처리로 인한 손실 리스크도 발생할테지만 그냥 무시하기로 합니다.

주류도매점 유통 마진도 무시하기엔 너무 크지만 그래도 무시합시다.


그리하여, 기타부대비용은 40% -> 34,544,640 원


여기까지 더하면 3천만원짜리 맥주가 120,906,240...1억2천이 되버립니다. 병당 3875.2원.


즉, 천원짜리 맥주를 수입해서 병당 3875.2원에 팔아봐야 얼마 남지 않는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이 맥주는 대체 얼마를 받아야할까요?


수입원가 2768원에 2배를 하면 5536원이 됩니다.


병 당 5536원에 팔면 한 병에 1660원이 남네요. 그러면 31200병 수입해서 팔면, 51,816,960원, 대략 5천만원 남짓 남습니다. (물론 부대비용으로 잡은 40%를 절약하면 더 남길 수 있겠지요)


1컨테이너 팔아서 5천만원 남으면 많이 버는 것 같나요?


근데, 이미 수많은 사례를 보셨겠지만 수입된 물량이 유통기한 내에 완판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아주 아주 영업력이 좋아서 유통기한 내에 31,200병을 완판 한다고 해도 맥주는 한 순간에 전량이 거래되진 않습니다. 최소 3개월에서 1년 사이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눠 팔리겠지요. 


게다가 경기 안 좋다고 업체들은 부도나지요. 자금 회수는 뜻대로 안 됩니다.


---


이것이 바로 CIF가격 1000원짜리 맥주가 우리나라에서 소매가 6000원에 팔리는 이유입니다. 로그, 앤더슨 밸리같은 브루마스터스의 맥주들이 여러분들이 익히 아시는 그 가격에 팔리는 이유입니다.


대량으로 사면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최소주문수량, 결제조건 등에 의해서 가격변동 요인은 크게 있지만, 현재 마트에서 3천원대에 팔리는 맥주들의 CIF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도 아울러 감을 잡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역으로 현지에서 비싸게 팔리는 맥주들이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었을 때 얼마에 팔릴지 상상을 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


수입맥주가 비싼 이유에 대해서 나름 쉴드를 쳐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수입사들이 좀 더 고마진을 취해서 가격이 지금보다 더 비싸지더라도 다양한 맥주들이 수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수입사는 맥주를 수입해서 돈을 만져볼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토양이 갖추어졌으면 합니다. 가격이 비싸서 많이 사먹지는 못하겠지만 선택의 폭이 커서 조근조근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맥주 문화를 꿈꿉니다. 



Beerforum Exclusive.



암튼 걍 서민이 봉이져 뭐. 조세저항 없이 가장 손쉽게 세금을 걷을 수 있는게 서민 술에 대한 주세니까염. 그나저나 와인은 인터넷 판매 허용한다는 얘기를 들은 거 같은데???

우크

와인 인터넷 판매는 불법일걸요?   뭐 이제 바뀔수도 있다고하긴하는데;; 여튼 지금은 전통주를 제외하고는 다불법일거에요

장문의 글 잘 봤습니다.

단순히 세금 때문에 수입 맥주 가격이 비싸다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숫자로 정리 해 주시니 체감도가 다르네요.

와 너무 좋은 자료 감사하게 잘 봤습니다

오이잉

막연히 외국에서 와서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세금때문에 가격이 높은거야 라고 짐작만 했었는데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입맥주 살때마다 현지에서 먹었던 가격과 비교하면서 수입하는 회사에서 엄청 남겨 먹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세금이 180%가 붙을거라곤 생각 못했네요...

잘봤습니다. 그렇다면 마트에서 1500근처에서파는 수입맥주들은 원가가 얼마라는건지 알게될까 두렵네요

세금이 제대로 깡패죠-_-

맥주 수입면허 취득하려면 자본금 5천만원 이래저래 시드머니가 2~3억은 있어야 하겠네요... 꼭 나중에 해보고 싶은 사업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