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이야기
Feature Article : Commercial Beers (Total Article : 80)

by 살찐돼지

tilquin.jpeg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Brewery), 대체로 맥주 브랜드에는 생산한 양조장의 명칭이 표시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맥주 브랜드 명 = 양조장 명칭 = 생산자' 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하이네켄(Heineken)을 만드는 하이네켄 양조장, 스톤 IPA 를 만드는 Stone Brewing Company 처럼 말이죠.


몇몇 양조장들은 한 가지 맥주 스타일에 특화되어있기에 아예 양조장이란 단어 앞에 특화된 맥주 스타일을 표기하기도 합니다. 독일 바이스비어 맥주의 대가 슈나이더의 공식 명칭이 Weissbierbrauerei(바이스비어 양조장) G. Schneider & Sohn 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IMG_2975.JPG



에일 효모와 라거 효모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맥주 양조장들과는 매우 다른, 이질적인 야생효모와 박테리아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중요한 람빅(Lambic)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들은 그 특화되고 차별된 공정을 통해 완성되는 람빅이라는 맥주 스타일을 취급하기 때문에 람빅 브루어리(Lambic Brewery)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기 일수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별칭은 람빅을 만드는 양조장이 먼저 붙였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바이스비어 양조장 독일 슈나이더(Schneider), 스타우트 양조장 아일랜드 기네스를 연상하듯 람빅에 있어서 상징적인 양조장들에게 자연스럽게 람빅 양조장들(Lambic Brewery)라는 표현을 붙이기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칸디용(Cantillon) 람빅 양조장, 린데만스(Lindermans) 람빅 양조장 등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람빅 양조장(Lambic Brewery)라는 용어는 맥덕들에게 전혀 어색하게 다가오지는 않으나, 람빅의 실체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면 잘못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IMG_2919.JPG



벨기에 람빅(Lambic)을 포함하여 사우어 에일(Sour Ale) 계열인 플랜더스 레드(Flanders Red), 우트 브륀(Oud Bruin)들에서 공통적으로 수반되는 과정으로는 블랜딩(Blending)이 있습니다.


섞는다는 의미의 블랜딩이 람빅의 공정에서는 숙성조에서 묵은 연식이 다른 Old Lambic 과 Young Lambic 을 혼합하는 형태로 이루어 집니다. 


독일 라들러(Radler)나 섄디(Shandy)와 같은 다른 주류나 음료와 혼합하는 개념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에일과 라거를 생산하는 양조장들에서 완성된 연식이 다른 맥주를 섞는 행위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3개월된 필스너와 9개월된 필스너를 섞어 새로운 필스너 풍미를 유도한다는 컨셉은 물론 이행한다면 가능이야 하겠지만 매우 낯설게 다가옵니다.


완벽한 발효와 숙성을 통해 완성되는 대다수의 라거와 에일과는 달리 람빅(Lambic)에서는 블랜딩이라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람빅들 가운데 소수파인 스트레이트 람빅(Straight Lambic) 타입은 블랜딩을 거치지 않지만, 다수파인 괴즈(Gueuze)나 크릭(Kriek) 등은 블랜딩을 통해 탄생됩니다.  



Geuze_Mariage_Pa_4c10096d726f7.jpg



괴즈(Gueuze) 람빅의 원리는 대략 2-3년 묵은 Old Lambic 과 6개월-1년 된 Young Lambic 을 섞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일례로 벨기에 분(Boon) 양조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괴즈 마리아쥬 파르페(Mariage Parfait)의 기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전체 100% 가운데 95%는 최소 3년 묵은 람빅이며 나머지 5%는 Young Lambic 으로 채웠다고 합니다.


벨기에 람빅 양조장마다 출시하는 괴즈나 크릭(Kriek)람빅의 혼합 비율과 연식은 각기 다릅니다. 



90% Old Lambic(4년) + 10% Young Lambic(1년)

80% Old Lambic(3년) + 15% Old Lambic(2년) + 10% Young Lambic(6개월)

85% Old Lambic(3년) + 10% Young Lambic (1년) + 5% Young Lambic(6개월)



위의 배합은 제가 임의로 제작해 본 것입니다. 람빅 제조가들은 다년간의 람빅 제조를 통해 찾아낸 황금비율이 있기 때문에, 블랜딩 기법은 일종의 레시피로 외부에 잘 공개되지는 않습니다.



3-fonteinen-oude-geuze-400x400.jpg


람빅(Lambic)이 블랜딩을 거치는 이유는 여럿 있습니다. 우선 양조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Young Lambic 에는 발효에 필요한 당 성분이 남아있기 때문에 Old Lambic 과의 혼합을 통해 병입이 되면, 벨기에 에일 특유의 병입 발효(Second Fermentation)을 유도하여 발포성 맥주로 거듭나게 됩니다.


다른 이유로는 맛의 품질을 위한 블랜딩으로, 산미의 조절이나 산미 형태(식초,요거트,신 과일,젖은 가죽-헛간 풍미의 브렛 등등)를 배합을 통해 최상의 상태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람빅으로 인정받는 제품들은 단순히 직선적이고 강한 식초 신 맛이 나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형태의 산미가 고루 드러나며 거부감이나 역함도 적은 것들이 고급 람빅으로 여겨집니다.


 IMG_3066.JPG

 


에일이나 라거 양조장들은 발효 → 숙성 → 병입/케깅으로 마무리되지만 람빅을 만드는 곳들에서는 발효 → 숙성 → 블랜딩 → 병입으로 블랜딩 과정이 추가됩니다. 이 말은 즉슨 람빅을 양조하는 양조장들에서는 자연스럽게 블랜딩의 임무가 지어진다는 것이죠.


그런데 람빅(Lambic) 맥주의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블랜딩의 임무만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업체들이 존재합니다. 즉 블랜더(Blender)들로, 이들은 직접 양조시설을 갖추고 보리/밀맥아와 묵은 홉을 선별하여 람빅 맥주를 양조하지는 않습니다.    


직접 람빅을 양조하는 Cantillon, Lindemans, Girardin, Boon 등으로 부터 맥즙(Wort)를 매입하여 블랜더 자체적으로 마련한 배럴과 숙성실에 보관하며, 다른 양조장 다른 연식의 람빅들을 혼합하면서 새로운 람빅을 재창조 합니다.


대표적인 람빅 블랜더(Blender)들로는 벨기에의 De Cam 이나 Tilquin, Hanssens 등이 있으며, 직접 람빅 맥주를 양조하는 3 Fonteinen 같은 경우는 자체 람빅끼리 블랜딩하면서도 다른 양조장의 람빅을 매입하여 블랜더로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de-cam-oude-lambiek.jpg



람빅(Lambic)에서는 블랜딩이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므로, 이로 인해 생겨난 람빅 블랜더(Blender)들도 가뜩이나 좁은 벨기에 람빅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블랜더들은 직접 맥주를 양조지는 않기 때문에 람빅 양조장(Lambic Brewery)라는 말이 적용될 수 없기에 블랜더들을 지칭할 때는 Gueuzesteker (괴즈 블랜더)나 Blendery, Gueuzerie(괴즈 제조소) 등의 대체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양조장에서 맥즙을 구매하여 블랜딩을 하는 람빅 블랜더들보다 Cantillon 이나 Boon, Girardin 등 직접 양조도하면서 그것을 블랜딩하는 람빅 양조가들이 전문성에 있어서는 더 낫다는 평가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기는 하나, 맥주 시음과 평가 영역에 있어서는 맛있으면 장땡이지 블랜더 출신이라는 이유로 폄하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제가 람빅(Lambic)을 만들어 3년간 묵힐 생각이니 2016년에 람빅을 만드셔서 2017년에 제가 만든 것과 블랜딩해볼 홈브루어는 없습니까?    






관련글 모음
  1. [2012/09/10] 상업맥주 포럼 괴즈.. by TANKOVNA *6
  2. [2012/08/21] 브루어리 소개 Cantillon Brasserie-Brouwerij by 살찐돼지 *6

Hoe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벨기에 꼭 가봐야겠어요..,

마지막줄 괜찮은데요, 한번 해보실까요? ㅋㅋㅋ

먼저 만들면 2016년에 따라 가겠습니다~

제가 한명 소개드릴까하는데 초산대군이라고....

아.. 그럼 몇년을 기다려야...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