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이야기
Feature Article : Commercial Beers (Total Article : 80)

by 살찐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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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맥주계의 아이콘이자 상징적인 맥주라고 할 수 있는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은 그 관심에 비해서 정식적으로 다양하게 세분화된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IPA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맥주라고 해도,


English IPA

American IPA

Imperial(Double) IPA가 전부였습니다.


어떤이들은 IPA 를 가리켜 그냥 홉만 많이 넣으면 되는 맥주라고 치부하기도 하지만, 사실 IPA 의 미학은 300가지가 넘는 홉들 중 몇 가지를 선별 & 조합하여 특정한 맛을 유도해내는 것도 중요하며, 홉을 정교하게 다루는데에 따라 상급 IPA 와 하급 IPA 가 자연스레 나뉘게 됩니다.


드라이 홉핑 기계를 발명하고 오세아니아의 홉으로 저변을 넓히는 등의 행위로 IPA 가 진화함과 동시에 여러 스타일과의 크로스를 통해 새로운 타입의 IPA 가 2000년대 이후로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태동은 BJCP 2015년 버전에도 포착되었지만, 아직 그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인지 그냥 Specialty IPA 로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은 진화한 IPA 인 Specialty IPA 들에 다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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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lack IPA


블랙 IPA 는 변형된 IPA 들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해서 익숙해졌기에 되려 매니아들에게는 '이게 아직도 부록취급 받어?' 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드는 스타일입니다.


이름 그대로 IPA 의 흑화 버젼으로 IPA 특유의 홉의 맛과 향을 듬뿍 가지고 있으면서 검은 색상을 띄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스타우트(Stout)류 처럼 검은 맥아의 로스팅 원두, 커피, 탄 맛 등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어두운 외관과 알코올 도수만 보면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와 닮았지만, 홉의 향이 적고 검은 맥아의 Roasted 맛이 강한 임페리얼 스타우트, 검은색은 거들 뿐 맛과 향은 IPA 에 더 밀접한 블랙 IPA 는 엄연히 다른 특성을 지닙니다.


쉽게 생각하면 그냥 IPA 검은 버전이라 여길 수 있지만, 제조자 & 기획자 입장에서는 IPA 와 Stout/Imperial Stout 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스타일로,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 Black IPA 답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쉬우면서도 어려운 스타일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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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elgian IPA


말 그대로 벨기에 에일의 전통과 IPA 의 호피(Hoppy)함이 결합한 스타일입니다. 서로에게 결여되어 있던 효모와 홉이라는 요소를 결합한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나오는 특유의 정향(Clove)스러움과 바나나/청사과/배 등등의 과일 맛 + 홉의 풀/솔/열대과일/시트러스 맛 등이 합쳐진 것으로, 우리가 맥주 맛에서 뭉뚱그려 과일스러움(Fruity)이라 표현하는 요소를 홉과 효모 모두에서 강하게 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리펠(Tripel)과 같은 벨기에 골든/블론드 계열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도수와 (Double) IPA 의 도수가 모두 7% 이상이라, 도수도 높고 맛도 매우 화려한 편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렇게까지 묵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도수에 비해 가벼운 편.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는 홈브루어나 크래프트 브루잉 씬에서 우연히 혹은 실험적으로 IPA 에 벨기에 에일 효모를 넣은 것에서 벨지엔 IPA가 시작되었고, 벨기에 쪽에서는 따분하게 진행되는 블론드/트리펠 양조에 일탈처럼 홉을 많이 넣어본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상당히 자극적인 특성의 벨기에 에일과 인디아 페일 에일(IPA)의 만남이기에 왠만해서는 밋밋함을 느끼기 어려운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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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hite IPA


White 는 벨지안 화이트(Belgian White)에서 온 것으로 엄밀히 따지면 벨지안 IPA 에 속할 수도 있겠으나, 벨지안 골든/트리펠이 벨지안 화이트와 색상이 유사해도 서로 다른 스타일로 취급받듯이, White IPA ↔ Belgian IPA 도 객체로 취급받습니다.


한 마디로 코리엔더(고수)와 오렌지 껍질 맛 + 벨지안 화이트 효모의 시큼/Spicy + 홉의 맛의 조합으로, 확실히 트리펠류와 홉이 결합한 Belgian IPA 에 비해서 알코올 도수도 낮아 마시기 편합니다. 그렇다보니 Belgian IPA 에 비해서 파괴력도 확실히 덜 합니다.


미국 크래프트 쪽에서 먼저 시도된 맥주로 미국산 시트러스(감귤)류나 핵과일(복숭아), 베리(Berry)류 홉들이 주로 가미가 됩니다. 


아직까지는 White IPA 에 대한 벨기에 기성 양조장 쪽에서 뚜렷한 반응은 없지만, 레페(Leffe)도 IPA 를 만들만큼 시대가 변한 마당이니 언제 갑자기 벨지안 화이트의 상징 호가든(Hoegaarden)에서 되겠다 싶어 출시할 수도 있는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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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d IPA


레드 IPA 는 다른 Specialty IPA 에 비해 이해하기 쉬운 스타일입니다. 미국식 페일 에일 - 엠버(레드) 에일의 차이만 이해하면 됩니다.


페일 에일의 홉과 알코올 도수를 끌어올리면 India Pale Ale

엠버(레드) 에일의 홉과 알코올 도수를 끌어 올리면 Red IPA


그래서 Red IPA 의 생명은 일반 IPA 에서 어느정도 자제되는 맥아적인 맛과 바디(Body) 등이 나타나야하는 것으로, 이는 카라멜이나 토피(Toffee), 약한 토스트, 붉은 과일과 같이 드러납니다.


인디아 페일 에일 쪽에서도 특히 미국 West Coast 출신쪽으로 갈 수록 개운하고 깔끔하며 가벼운 감에 홉의 맛과 향만 뚜렷하게 살아있는 제품들이 많은데, 이는 Red IPA 와 완전 대비되는 성향으로 기본적으로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과 진득한 힘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Red IPA 가 알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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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rown IPA


브라운 IPA 도 그리 어렵게 해석될 스타일은 아닙니다. 미국식 브라운 에일(브룩클린 브라운/스머티노즈 올드 브라온 독)에서 홉의 느낌을 충만하게 가져간 것이죠.


원래 맥아적인 성향이 매우 강한 브라운 에일이지만,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 특유의 홉에게 만큼은 관대하며 자제하지 못하는 손 큰 브루어들이 발명해낸 것이나 다름 없는 스타일로, Brown Ale 특유의 견과-흑설탕-약한 커피-초컬릿 등이 강한 홉과 함께 나타납니다.


American IPA 와 Red IPA 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카라멜 맥아의 맥아적 성향(Malty)과 브라운 에일의 Malty 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토스트-견과-약한 커피 풍미 등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홉(Hop)도 즐기는 사람들에는 매우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딱히 구할게 없는게 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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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ye IPA


Rye IPA, RyePA, RIPA 등등의 여러 별칭을 갖고 있는 스타일로, 호밀(Rye)라는 곡물이 가진 특유한 맛에 매료된 크래프트 브루어들이 기존 IPA 맥아 레시피에 호밀을 첨가시킨데서 탄생했습니다.


호밀의 특징은 많이 들어갔을 경우 특유의 아린(Spicy) 맛과 질감과 무게감을 진득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를 미국식 IPA 와 결합하는 것으로, 잘 만든 제품에서는 홉의 풀때기 같은 Spicy 함과 호밀의 Spicy 함이 동시에 드러나기에 이런 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기도 합니다.


맥아적은 단 맛은 경우에 따라 드러나기도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합니다. 맥아의 방해를 받지 않는 후자 쪽에서 특유의 Spicy 를 더 확실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선에서는 국내에 정식적으로 들어은 Rye IPA 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Heretic 사의 Gramarye 가 있긴하나 이 맥주의 체급은 IPA 가 아닌 Pale Ale 쪽이긴 합니다.


사계에서 판매하는 노을의 체급을 올리고 홉 투여를 증강하면 Rye Red IPA 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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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Brett IPA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도 혁오밴드와 같은 포지션의 양조장들이 자주 시도해 매니아들의 주목을 받는 스타일입니다. Brett 은 brettanomyces 라는 야생효모를 사용하여 발효시킨 것으로, Brett 특유의 주로 Funky 하다고 표현되는 맛들 말안장, 건초, 지하실 곰팡이, 젖은 가죽 등등등의 맛들이 홉의 느낌과 합쳐졌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벨기에 트라피스트 중 하나인 오르발(Orval)에 강한 홉의 느낌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시큼한 신맛(Sour) 와는 큰 관련이 없으며 Brett IPA 를 개발한 것도 모자라 이를 배럴에 넣고 배럴이 담은 다른 주류의 특색을 입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대중적 크래프트 쪽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으며, 극단의 크래프트적인 양조장들에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Brett 과 홉(Hop)의 조합이 굉장히 낯설기 때문에 어지간히 Brett 에 적응된 사람이 아니라면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일단 오르발(Orval)이나 Mikkeller It's Alive 쪽에 적응되었다면 큰 무리 없을거라 봅니다. 크래프트 맥주 매니아들 가운데서도 Brett IPA 를 두고 '취향을 떠나 이게 정말 맛있다고 마시는거냐?'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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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많은 종류의 진화된 IPA 스타일들을 살펴봤습니다. 사실상 새로운 발견보다는 기존에 있던 스타일에 홉을 많이 첨가하거나, 당연히 쓰이는 재료(아메리칸 에일 효모 → 벨기에 에일 효모)에 변주를 주는 행위를 통해 완성된 경향을 보입니다.


우연일 수도 의도된 것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IPA 스타일의 발견은 양조가들이 그간 많은 타입의 맥주들을 마셔보고 상상하고 어울릴지 안 어울릴지 매치시켜본데서 시작된 것으로, 약간 고루한 결론이나 결국 다양하게 많이 마셔보는게 답이다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네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그리고 크래프트 맥주 계의 흐름을 보면 조만간 또 새로운 IPA 들이 등장할 거라고 봅니다. 여기에 소개는 안 되었지만 Weizen IPA 타입은 이미 존재하며, 지금은 극히 적지만 Belgian Quadrupel IPA 도 이제 곧 수면위로 떠오를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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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IPA는 두세개 정도 마셔봤는데 감을 못잡겠더라구요 ㅠㅠ 나름 평가도 좋은 토욀 블몰바솔도 임페리얼 스타우트같은 느낌이 강했고... 경험치가 부족해서 그랬을까요 ㅠㅠ

맥주는 마실수록 확실히 혀가 까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IPA로 시작했던 초반 땐 벨기에 효모에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흙향? 같은 것들이 싫다가, 요즘엔 또 좋아지고,

쿼드러플, 복 같은 종류들도 마실수록 새롭고 점점 찾게되는,,

저도 Stone Sublimely Self Righteous Black IPA 를 마셔봤는데,, 아직은 어떤 포인트가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좀 더 마셔보면 알게되겠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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