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이야기
Feature Article : Commercial Beers (Total Article :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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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전설의 트라피스트 맥주 베스트블레테렌(Westvleteren)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 모든 맥주는 전면 라벨의 디자인과 가독성 등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감행합니다.


라벨이 세련된 맥주를 소비자가 더 고른다는 결과는 이제 두 말하면 잔소리이며, 라벨의 디자인은 양조장의 방향성과 양조 철학과도 연계되기도 하며, 심지어 맥주와 이름은 기억못해도 라벨 디자인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맥주(체코 염소는 기억해도 코젤은 모르는)들도 있습니다.  


오늘 글의 주제는 '누가누가 더 예쁘고 참신하게 라벨을 디자인했느냐?' 등의 라벨 디자인의 변천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며, 맥주 라벨과 출신 국가를 보면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다루려고 합니다.


바로 맥주를 마시지 않아도 라벨만 보고도 90~95%의 확률로 그 스타일과 특징을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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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맥주 코너나 보틀 샵(Bottle Shop) 등에 가면 평생 구경도 해본적 없는 수 많은 맥주들 때문에 뭘 골라야할지 어떤 맛을 지닌 제품들인지 감도 안서고 혼란스러운 경우가 다들 있었을 겁니다.


이럴때는 보통 점원들의 추천이나 블로그 등의 검색을 통해 맥주에 관한 설명을 읽고 확신이 서면 구매하는 패턴으로 진행되곤 합니다.


하지만 맥주 라벨 등의 공식을 조금만 터득해도 자신의 입 맛에 잘 맞지 않을 맥주들은 확실히 배제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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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상 많은 맥주들은 자기가 어떤 스타일인지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친절한 라벨을 가진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위 이미지들에서 보이듯 잉글리쉬 페일 에일(English Pale Ale)인지, 필스너(Pils), 포터(Porter)라는 사실을 맥주 명칭이나 부제에 넣어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맥주를 구매하는 사람이 필스너, 포터 등의 맥주 스타일에 지식과 경험이 어느정도 있다면 저 맥주를 꼭 입에 넣지 않더라도 그 성향을 파악하는게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맥주 스타일에 관한 이해가 뒷받침되는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서술되니까 뭔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가지고 따분한 글을 쓰는 것 같아 보이는데 바로 아랫 사진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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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전의 친절한 라벨을 가진 맥주들과는 달리, 그림만 불쑥 나오고 불어인지 플라망어인지 읽기도 힘든 언어들이 튀어나온 맥주를 한 번 봅시다. 어떤 타입의 맥주인지 감이 오십니까?


아마 닳고 닳은 맥주 매니아라면 병 목에 그려진 양조장의 마크만 보고 어떤 맥주인지 감을 바로 잡으셨겠지만, 일반 대중들이라면 뭐가 뭔지 갈피를 잡기 힘들겁니다.


이 제품은 요즘 도마에 오른 맥주인 벨기에 호가든(Hoegaarden) 양조장의 금단의 열매(Fobidden Fruits)라는 제품입니다. Le Fruit Defendu 는 불어 표기, De Verboden Vrucht 는 플랜더스어 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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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음하는 맥주가 독일, 영국, 벨기에, 체코의 맥주일 경우는 국적을 봐라.



100여가지 가까이되는 맥주의 스타일들 가운데 대다수의 기원은 독일, 영국, 벨기에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일, 영국, 벨기에, 체코 출신의 양조장들에서 전통을 추구하고 역사를 강조하는 양조장이면 양조장일 수록 자국 맥주 스타일에 전념할 가능성이 95%에 육박합니다.


이 말의 뜻은 벨기에의 St.Bernardus 에서 인디아 페일 에일(IPA)을 만들거나 독일의 Ayinger 에서 벨지안 트리펠(Tripel)을 만드는 일을 상상하기 매우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벨기에 양조장은 벨기에 맥주 스타일에만 집중하며, 체코/독일/영국 등의 많은 양조장들도 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사진에 나온 Hoegaarden Forbidden Fruits 같은 경우에서도 라벨을 통해서는 아무런 단서를 얻을 수 없었지만, 국내에 정식 수입된 맥주라면 후면 수입 딱지 스티커에 원산지가 나와있을거고, 미수입 품일 경우라도 후면 라벨에 깨알과 같은 글씨로 Product of Belgium 이라는 표시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얻은 단서를 통해 Hoegaarden Forbidden Fruits 는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임을 강하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5%의 예외는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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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Primator English Pale Ale : 체코 출신 프리마토(Primator) 양조장에서 만든 영국식 페일 에일.

                                           일반적으로 체코의 양조장들은 필스너나 다크(Tmavy) 등을 주로 만든다.

                                           프리마토(Primator)가 좀 유별난 양조장. 최근에는 IPA 도 만들었다.



(중단) Weihenstephan Pale Ale : 독일 맥주의 명가 바이헨슈테판에서 만든 페일 에일.

                                          보통 독일의 양조장들은 바이젠, 필스너, 둔켈, 헬레스, 복 등등의 독일맥주 취급.

                                          자국 맥주 정체성이 워낙 강한 독일에서 페일 에일을 만든건 큰 이슈였다.



(하단) Samuel Smith Wheat Beer : 영국의 전통적인 양조장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

                                             페일 에일이나 IPA, 브라운 에일 등의 영국적 스타일에 전념하지만

                                             라거(Lager) 스타일의 맥주나 바이젠(Wheat Beer) 등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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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의 제품들은 국가별 스타일에서 자유로워져라.


크래프트 성향의 맥주 양조장들은 그 국적이 영국, 벨기에, 독일이더라도 항상 자기 국가의 맥주 스타일을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곳들이 영국의 Brew Dog, 독일의 Crew Republic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크래프트 맥주의 둥지인 미국적인 문화에 많이 영향을 받은 곳들인데, 예를 들어 영국(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지는 펑크 IPA 와 같은 경우 영국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영국 스타일의 IPA 라고 판단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영국 IPA(국적)인 것은 맞지만 영국 IPA(스타일)은 아닌 셈이죠.


실제로 이 때문에 예전 한 보틀샵에서 약간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같은 용어였지만 서로 다른 뜻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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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맥주의 본산인 미국 맥주들의 경우 미국식 IPA 나 미국식 엠버 에일 등등을 많이 내놓기는 합니다만, 라벨만 보고 '미국 크래프트 맥주 = 미국 스타일' 이라는 공식을 세우면 금방 여러 부분에서 완전히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크래프트 맥주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맥주 스타일 국적' 에 매우 자유롭습니다. 즉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 조차도 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미국식 페일 에일이나 미국식 브라운 에일만 줄기차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본래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민자들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처럼, 맥주 스타일도 벨기에, 독일, 영국, 아일랜드의 것들을 많이 가져와 미국화 시켰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벨기에 에일들이나 독일식 필스너나 옥토버페스트비어 등을 미국 땅에서 만들어진 제품들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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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매니아들은 많은 맥주를 경험하고 그 양조장의 성향에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일종의 초능력이 생깁니다.

처음 보는 맥주일지라도 라벨과 출신 국가 등을 통해 맥주가 어떨지 예상하게 되는 능력인거죠. 

물론 예상 적중 확률은 70~80% 정도에 이른다고 봅니다. 경험이 더 쌓이면 확률은 올라갈겁니다.

(무지막지하게 전위적인 맥주들을 만드는 양조장의 제품들은 라벨만 보고 갈피 잡기는 아직도 힘드네요..)



벨기에의 La Chouffe 양조장이 어떤 맥주들을 다루는지, 독일의 Schneider 양조장이 어떤 타입의 맥주에 매진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은 반복적인 시음과 스타일 이해말고는 뚜렷한 왕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맥주를 마시고 시음기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맥주를 마실 때 해당 맥주의 기본적인 정보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1. 양조장의 국적

2. 마시는 맥주의 스타일

3. 양조장의 역사 (크래프트는 대부분 1980년 이후 설립)

4. 양조장에서 취급하는 다른 맥주들의 스타일



이 정도만 항상 염두에 두고 맥주를 고른다면 빠른 시일내에 맥주 브랜드들과 스타일 특성에 관해 정통해 질 수 있을겁니다. 대부분은 Ratebeer.com 이나 Beeradvocate.com 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이며, 조금 더 여력이 생긴다면 양조장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도 권하고 싶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운영진들이 이런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맥주들을 마셨을지 어마할 것 같습니다. 왜 블로그에서 항상 양조장과 더불어 해당 양조장의 다른 맥주들의 시음기가 함께 링크 되어 올리시는지 이해되는 글이네요.

평소에 맥주병에 붙은 라벨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정말 유익한 내용이네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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