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이야기
Feature Article : Commercial Beers (Total Article :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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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크래프트(Craft) 맥주의 융성은 미국을 넘어 맥주의 원조 대륙인 유럽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재 크래프트 맥주가 한 국가에서 대기업 라거나, 유럽 각국의 전통적인 맥주들을 압도하는 형세를 구축하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독특하고 새로운 맛을 찾는 수요가 서서히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에 크래프트 맥주 시장 전망에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는 의견이 많습니다.


에일(Ale) 맥주에 관한 자부심이 강한 영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 미국 크래프트 맥주 산업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빨리 받아들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영국의 몇몇 양조장들은 크래프트 맥주 산업에 굵직하게 이름을 남길 정도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브루 독(Brew dog)을 꼽을 수 있는데, 양조장만 스코틀랜드에 있을 뿐 그곳에서 만드는 맥주들은 완전 미국 크래프트 성향이 다분한 곳으로 전통적인 정직한 영국의 에일들, 스코틀랜드 에일 쪽은 잘 취급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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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글 진행에 앞서, 먼저 영국 맥주 계의 현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현재 영국 맥주의 시장은 이렇게 구성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대기업 중심의 대중적 라거 맥주 (예 : 하이네켄, 칼스버그, 칼링, 스텔라)


2. 영국 전통 에일 (예 : 풀러스, 마스턴즈, 셰퍼드 님, 영 & 웰스)


3. 크래프트 맥주 (예: 브루독, 캠든, 더 커널, 브루 바이 넘버)





영국 맥주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영국 맥주(18~19세기) → 대기업 라거(19~20세기) → 전통 리얼 에일 부흥 운동(1970년 경) → 크래프트(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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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맥주 시장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세계 각국의 맥주 시장이 대기업 맥주 ↔ 크래프트 맥주의 양자 구도로 가는 반면, 영국 그리고 벨기에는 그 중간에 자국 전통의 에일 시장이 하나 더 있어 삼자 구도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벨기에는 대기업 라거 맥주 시장이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나 주필러(Jupiler) 등의 자국 벨기에 브랜드 라거인 반면, 영국은 대기업 라거 들이 외산 라거들로 점령된 실정입니다.


이렇다 보니 캄라(CAMRA)와 같은 영국 전통 Real Ale 을 지키고자 하는 단체는 외산 라거들로부터 더욱 더 영국적인 맥주들을 지키려고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것인데, 2010년 이래로 크래프트 맥주의 붐이 영국에도 불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역학관계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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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라(CAMRA)가 주축이 된 영국 전통 Real Ale 그룹과 크래프트 그룹은 먼저 외산 대기업 라거라는 공공의 타도 대상이 있으며, 마이너리티라는 동질감, 영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가들의 UK Real Ale 에 대한 존경 등으로 별 문제 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캄라가 주최하는 Great British Beer Festival 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캄라(CAMRA)는 전통적인 영국 리얼 에일을 보급하고 선전하는 것이 최선의 목적인 단체로, 그들이 지정해 놓은 리얼 에일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국의 리얼 에일은 나무 캐스크(Cask)에서 취급되어야 하며, 인공적인 탄산화 and 탄산으로 맥주를 뽑지 않는다"

"살균이나 여과를 거치지 않아 자연상태 그대로의 맥주여야 한다. Second Fermentation 을 거친다"



Great British Beer Festival 에는 이조건을 충족하는 캄라(CAMRA) or SIBA (Society of Independent Brewers)의 회원 양조장들이 출품을 쭉 해왔는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규모가 큰 맥주 축제 명칭이 Great British Beer Festiva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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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신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은 현대화된 양조를 받아들임에 따라, 나무 캐스크 대신에 철제 케그(Keg)를 사용하며, 여과나 살균도 거치며, 맥주도 탄산으로 뽑는데 익숙합니다. 방식은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과 동일합니다.


맥주를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이 만든 영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라 당연히 Real Ale 과 CAMRA 에 호의적이었겠으나, 그들이 만든 맥주는 Real Ale 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Great British Beer Festival 에 초대받지 못하고 출품도 불가했습니다. GBBF 에 영국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은 출품하지 못한데 반해 미국 시에라 네바다, 보스턴 비어 컴퍼니, 체코 라거 등은 게스트로 초청받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 합니다.



Great British Beer Festival 에 일종의 밴(Ban) 당한 성질만은 죽여주는 브루독은 2011년 이래로 Un-Real Ale Festival 이라는 것을 영국의 동료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과 조직하여, CAMRA-Real Ale 계와는 분리된 독자적인 영국 크래프트 맥주 노선을 세웁니다.


이렇게 촉발된 분리 움직임은 Real Ale 계와 Craft Beer 계가 따로 맥주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되는데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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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크래프트 맥주시장을 이끄는 몇몇 양조장의 오너들이 모여 UCB (United Craft Brewers) 라는 단체를 만들었으며, 여기 양조장들은 기민하게 맥주 시장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CAMRA 나 SIBA 에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고, 독자적으로 UK Craft 에 관한 정의를 공표하게 되었습니다.



Authentic: Brews all beer at original gravity. Owns and operates a craft brewer based (HQ) in UK. 


Honest: The place where the beer is brewed is clearly listed on the label of the beer. All ingredients are clearly listed on the label of the beer. All the beer is brewed at a craft brewery.  


Independent: Less than 25 percent of the craft brewery is owned or controlled (for equivalent economic interest) by an alcoholic beverage industry member that is not itself a craft brewer.



대충 보더라도 이는 미국 양조가 협회에서 지정한 그것과 많이 닮은 형식을 취하는데, 흥미로운 사항은 미국쪽에 있는 조항인 Traditional (전통적)이 영국 쪽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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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이너리티, 맥주라는 공통 분모가 많기는 했지만.. 영국 전통 에일(CAMRA) 쪽과 영국 크래프트 쪽의 노선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CAMRA 에서 크래프트 맥주 계를 감싸들이면, 자신들의 정체성과 일관성 자체에 모순을 드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을 서로 잘 알고 있는지 영국 맥주 계에서 공개적인 상대방에 대한 힐난이나 무시 등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영국 크래프트 계의 수장이라고 할 수도 있는 성격 괴팍한 브루독(Brewdog)조차 자사 블로그에 Craft 와 Real Ale 계의 방향이 다르다는 식으로 얘기할 뿐, 평소의 까칠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더군요. 


고만고만한 그룹들끼리 서로 싸워봤자.. 어차피 웃는 것은 하이네켄, 칼링, 스텔라 아르투아라는 거죠.

(하지만 진짜 승리자는 Craft Beer 를 캐스크 에일 타입으로 만들어 GBBF 에 꾸준히 출석하는 Thornbridge...)



개인적으로 영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2010년에 영국에 거주했었고, 항상 관심있게 뉴스를 보고 있는 시장도 영국입니다. 영국 전통 에일을 좋아하는게 이유이기도 하고, 아무튼 시장이 좀 재미있습니다.


향후 영국 크래프트 시장과 CAMRA 의 Real Ale 계가 융합을 이뤄낼지, 아니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독자적인 길을 갈지도 매우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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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읽다보니 융합의 길은 캐스크맥주인데... 그럼 캐스크 식초뿐이겠군요 ㅋ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영국 전통에일들이 더욱 부흥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 브루독이 스코틀랜드에 양조장이 있을 뿐, 영국 브루어리였군요.. 몰랐어요..!

브루독의 라인업에 리얼에일을 소량 이라도 생산하면 재밌을것 같네요

캄라가 이제 변할 시점이 되었지요. 이전부터 캄라에 대한 비판은 꽤 많았는데, 보수적인 영국인들은 참 변하기 힘드네요. 

미국 스타일의 크래프트 맥주가 성장하게 된다면 캄라를 비롯한 SIBA도 상생하는 방법을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보는 그렇게 이루어지니까요. ^^

여과를 하지 않아 자연 상태 그대로의 맥주여야한다 라는 무슨 뜻인가요

맥주를 만들어 보거나 지식들이 많이 부족해서 무슨 뜻인지 잘...설명 부탁드립니다!

Hoe

맥주는 맥아에 있는 당을 효모가 냠냠해서 co2와 알콜이 생기는 발효주중 하나입니다. 맥주 만드는 과정에서 찌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그걸 걸러줘야 장기보관에 좋고 보기에도 좋구요.. 빡씨게 여과해버리면 효모가 없으니 탄산이 생기지 않아서 인위적으로 탄산을 주입하거나 해야 지금 우리가 마시는 맥주맛이 나옵니다

Hoe

second fermentation이 있어야한다도 마찬가지 이유로 효모가 있어야 2차발효가 가능하기때문에, 정통 영국맥쥬는 여과 없이 cask에 담아서 숙성해야한다 라고 하는겁니다. 전 정통 영국에일스타일은 잘 모르지만 내년에 포틀랜드 가서 올드에일이나 실컨 마시렵니다 끼얐호

상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포틀랜드에서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근데 포틀랜드가 올드에일로 유명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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