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시음기
Tasting Note (Total : 502)

맥주 스타일 (상세) American IPA 
알콜도수 (ABV%) 6.1% 
제조사 (BREWERY) Russian River Brewing Co. 
제조국 (Origin) CA, USA 
제조사 홈페이지 http://russianriverbrewing.com/ 
리뷰 맥주 링크 http://russianriverbrewing.com/brews/blind-pig-ipa/ 
제조사 공표 자료 Full-bodied, very hoppy, citrus, pine, fruity notes with nice dry, bitter finish!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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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는 늘 서럽습니다. 자기도 나름대로 짬밥 좀 되는데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기랑 별 차이도 없는 저 미워 죽겠는 1등만 칭찬해 줍니다. 꼴 보기 싫어 죽겠어요......




야밤에 심심해서 맥주 의인화 한 번 해봤습니다. ㅎㅎㅎㅎ 


오늘 마실 맥주는 'Pliny The Elder'의 그늘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Russian River 양조장의 [Blind Pig IPA]입니다.


비유하자면, 예전엔 되게 쭈그리였던 녀석이었는데 졸업하고 몇년 뒤에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을 때 훈남으로 변한 동창을 본 느낌일 겁니다. 예전엔 이 정도까지 평가 받지 않았던 녀석 같은데 요즘 꽤 잘나가나 봅니다. 찾아보니 레잇비어 American IPA 부문 9위에 랭크되어 있네요.






어.... 쭈그리 너 좀 낯설다??!!




마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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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 Pig IPA

Russian River Brewing Co.

ABV : 6.1%

Style : American IPA




신선한 자몽, 오렌지의 향이 거세게 올라옵니다. 송진의 톡 쏘는 향도 만만치 않군요. 망고와 파인애플과 같은 열대과일의 느낌도 강한 가운데 잘 익은 복숭아 같은 달콤한 과일향도 올라옵니다. 몰트는 약하게 구운 카라멜의 느낌을 제공하네요.


전반적으로 아주 근사한 향이군요. 역시 러시아 형네 IPA는 실망시키는 법이 없습니다.



외관


밝은 금빛에 살짝 탁합니다. 러시안 리버의 주력 맥주인 엘더가 필터링 된 깨끗한 외관을 자랑하는데 비해, 블라인드 피그 IPA는 비여과 맥주 같습니다. 비여과 맥주라고는 하나 침전물이 어마어마한 정도와는 거리가 멀며, 병 바닥에 얇게 흡착되어 있어 따르는데 그리 걱정은 필요없을 듯 합니다.


헤드의 생성력은 좋으나 유지력은 그럭 저럭이고, 헤드는 얇은 막을 형성하며 끝까지 유지됩니다. 



풍미


아주 맛있습니다. 깨끗하고, 후레쉬합니다.


당연히 향에서 느껴졌던 것들이 맛으로 그대로 이어지는데 파이니한 레진(resin) 풍미가 가장 먼저 노크를 하며, 이 기분 좋은 스파이시함이 일관되게 맥주를 지배합니다. 살짝 매콤하고, 아릿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맛입니다.


뒤를 이어 느껴지는 자몽즙, 오렌지 껍질, 쌉쌀하게 절인 파인애플 뉘앙스가 아주 좋습니다. 쥬시하게 뽑아낸 홉 맛이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군요.


몰트의 풍미 역시 발군입니다. 홉의 풍미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맥주의 백본이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게 삽입된 느낌입니다. 아주 잘 설계된 탄탄한 레시피를 떠올리게 하네요.


때문에 몰트와 홉이 주고 받는 밸런스가 꽤나 좋습니다. 홉 맛이 화사하게 퍼지면서도 적당히 착 붙는 당도의 몰트 맛이 블라인드 피그 IPA의 과일스러운 캐릭터를 잘 살려주는 듯 합니다.


70 IBU인데 반해 지독히 쓴 느낌 없이 쭉쭉 잘 들어가는, 마시게 쉽게(easy drinking) 설계된 맥주입니다. 잘 발효된 깨끗한 맛(dry)이 반복시음성을 도와줍니다.



입 안 느낌


풍미를 딱 살려줄 정도의 적당한 카보네이션에 미디엄-라이트 바디를 가졌습니다. 뒷 맛으로 살짝 떫은 촉감이 지나가나 풍미를 해칠 정도는 아니며, 홉을 많이 넣어서 그러려니.....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 종합 (Overall Impression)


잘 발효된 몰트의 맛을 바탕으로 시트러시, 스파이시, 트로피컬한 홉 캐릭터가 활약하는 웰 메이드 서부 IPA.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기깔난 IPA를 떠올릴 때 들어가는 모든 장점이 한 병에 다 들어있습니다.


플라이니 디 엘더의 캐릭터와 매우 유사하지만 저도수라 마시기 편안하고, 아무래도 더 적은 홉의 사용량 때문에 조금은 덜 화려할지라도 자꾸 손이 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IPA가 아니라 스파이시함이 조금 센 스트롱 페일 에일로 보아도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 캘리포니아의 따듯한 햇살 아래서 완 빠인트 들이키고 싶네요.




















※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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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플라이니 디 엘더랑 함께 놓고 마셔보고 싶어졌습니다.




블라인드 피그 IPA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휼륭했지만 확실히 더블 IPA인 플라이니 디 엘더에 비해서는 홉 아로마의 절대적인 강도와 밀도 자체가 조금 부족합니다. 당연하겠지요.


둘 다 파이니, 시트러시, 트로피컬 캐릭터로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합니다만 블라인드 피그가 화사하게 홉 향이 나는 정도라면 엘더는 홉 향이 코 안을 꾸역 꾸역 밀고 들어옵니다.


블라인드 피그가 좀 더 과일향 캐릭터가 강한 반면, 엘더는 스파이시한 캐릭터가 더 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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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엘더는 필터링 되어 투명하고, 깨끗하며 효모 침전물이 전혀 없습니다. 병나발 불어도 될 정도.


더블 IPA에 깔끔한 시음성을 부여하고자 했던 양조 의도 탓인지 엘더 쪽 색이 더 밝습니다. 카라멜 몰트를 덜 썼다는 얘기겠죠. 카라멜 몰트를 많이 쓰면 백본은 더 풍성해지지만 맥주가 불필요하게 달아지고, 쉽게 질리게 되며, 질척거려 반복시음성이 떨어집니다.



풍미


맛도 향에서 느꼈던 것과 동일한 양상을 보입니다. 엘더가 블라인드 피그에 비해 훨씬 더 혀에 와닿는 홉 플레이버의 촘촘함이 월등하며, 더 스파이시합니다. 블라인드 피그 쪽에서는 물 맛도 조금 더 나는 편이고요. 같이 놓고 마셔보니 확실히 엘더가 더 제 스타일이긴 하네요.



※ 종합 (Overall Impression)


사실 두 맥주는 용도가 엄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저라면 '오늘 마시고 죽자', 또는 낮술이나, 목 마를 때는 블라인드 피그를 마실 거 같고요. '오늘은 딱 한 잔만 야무지게 마셔야지.' 싶을 땐 엘더를 마실 것 같습니다. 물론 한 잔으로 안 끝난다는게 함정;;;;




데일리의 블라인드 피그인가 vs 스페셜한 엘더인가


여러분의 선택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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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저만의 작은 착각이겠죠.?  보고있나 Fat P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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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얼마면 먹을수 있나요..ㅠㅠ

그.. 샌프란시스코 왕복 비행기에.. 렌트비에;;;;;;

캬아...부럽군요...


명성있는 맥주를 저렇게 마시는 패기!!



폴리꼬바님 패기에 비하겠습니까요.... 750ml 큰 병도 한 방에 막 5병씩 따서 드시는 분이;;;;

전 그냥 서플리케이션 마실래요 ㅋ

그나저나 눈먼돼지는 전 별로였는데, 다시한번 마셔봐야 겠습니다.

사실 퐁당님은 싸워 빼곤 다 별로라는 분인지라.....


저도 펍에서는 별로였는데 여기서 마시니 맛있더군요. 아마 그때 우리 몸 상태가 너무 지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른다길래 괜히 흠칫했네요...ㅋ  

말 안 해도 본인이 스스로 잘 알 거에요. ㅎㅎㅎㅎ

너무 노리고 작성한 느낌이군요 지못미
저렇게 마시는게 잼나죠 암요

저격 시음 ㅎㅎㅎㅎㅎ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엘더 사러 갔는데 가게 점원이 이것도 귀한거야...하면서 줬었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쵸. 러시안 리버에서 나온 호피 에일은 기본적으로 실패 확률이 적죠~

어제 필라의 유명 맥주집, Monk's Cafe에서 엘더 드래프트 마셨습니다. 낮술이라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역시 눈색깔이 시퍼렇게 될 정도로 강렬하고 쌉쌀한 홉 맛이 월등한 유전자. 눈먼돼지도 꼭 찾아 마셔봐야겠습니다.

아 맞아요. 몽크스 카페에서 가끔 엘더 드래프트를 따더라고요. 다음에 기회가 되시면 블라인드 피그도 꼭 드셔보세요~ 상당히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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