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잉 이야기
Feature Article : Homebrewing (Total Article : 65)

by 살찐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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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브루잉이든 대형 상업 양조장이든 맥아를 이용하여 맥주를 만들면 반드시 생기게 되는 물질이 스펜트 그레인(Spent Grain)으로, 우리말로는 '맥아 즙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 맥아' 로 번역됩니다. 



맥주의 공정에서 맥아와 관련된 공정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맥아를 분쇄 → 약 66도 온도의 물에 넣어 당화 → 맥아 구성물(껍질, 큰 알갱이)과 당이 담은 맥아즙을 분리 

(이후의 공정은 홉을 넣고 끓이고 냉각하여 효모넣고 발효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효모가 발효를 하기위해 꼭 필요한 당(Sugar)은 맥아가 가지고 있으며, 맥아의 당이 당화공정 중 물과 만나면 맥즙(Wort)이 됩니다. 맥즙에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면 맥주가 되는 것이죠.


식혜처럼 둥둥 떠다니는 곡식 알갱이나 맥아 껍질 등의 불순물은 우리가 마시는 맥주에서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맥주 양조가들은 맥주의 전신이 되는 맥즙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맥아 알곡과 맥즙(액체)를 분리시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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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http://www.twincities.com/life/ci_21317997/q-josh-bischoff-indeed-brewing-co-head-brewer)



맥주 양조에서 맥아 알곡은 당을 추출하는 과정이 끝나면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물질이 됩니다. 재사용 할 수도 없고 이미 젖어 그대로 놔두면 부패가 진행되기 때문에 양조장에서는 사실상 쓰레기가 되어 버립니다.


알코올 도수 5%의 맥주를 20L 만들 때 보통 소모되는 맥아가 약 4~5 KG 정도며, 1000L 를 양조할 때는 180~200 KG 의 맥아가 소비됩니다. 맥주를 다 만들고 나면 위의 용량의 맥아가, 오히려 물을 머금어 더 무거워진 맥아가 맥주 산업폐기물로 남게되죠.  


하지만 많은 맥주 양조가들은 이런 생각쯤은 한 번씩은 해봤을거라 봅니다.

" 아무리 맥주를 위해 많은 성분이 빨린 (보리,밀) 맥아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분명 효용이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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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blueheronfarms.org/spent-brewery-grains-for-the-pigs)



홈 브루잉 단계에서 발생된 다 쓴 맥아(Spent Grain)들은 도시에 거주하는 홈 브루어에게는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려지게 됩니다.


반면 규모가 크고 하루에 여러 담금을 만드는 대형 양조장에서는 스펜트 그레인을 그냥 폐기하는 일 마저도 만만치 않은 노력과 지출을 요구하게 합니다. 따라서 많은 양조장들이 선택한 방법은 주변 지역의 농장에 스펜트 그레인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맥아들을 처리합니다.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거나 거름이나 비료로도 쓰여지며,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농장에 무상으로 스펜트 그레인을 넘겨줍니다. 


맥주 양조장에서 스펜트 그레인은 맥주 양조시마다 무조건 나오는 폐기물이기 때문에 이걸 얼마에 넘기느니 흥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래서 맥주 양조장과 농장은 미국,유럽,우리나라 할 것 없이 상호 공생관계나 다름 없습니다.


농장에 무상으로 넘기는게 영 마음에 안 든다면 그 양조장은 맥아 추출물(Malt Extract)로 맥주를 만들면 되겠으나, 이렇게 까지 하는 곳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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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관습적으로 많은 맥주 양조장들은 스펜트 그레인(Spent Grain)을 농장에 넘겨주었지만 몇몇 양조가들은 발상을 전환과 노력을 곁들여 다 쓴 맥아를 이용한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켰습니다.


멍멍이가 먹을 수 있는 쿠키를 굽는 것으로, 사실 이것은 사람이 먹어도 무방하지만 일반적인 제빵 재료로 만든 것에 비해 맛이 떨여져서인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용도로 스펜트 그레인을 재활용하였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빵의 맛을 내는 초컬릿이나 카라멜 등이 애완동물에게 맞지 않는 식품이라고 들어서 스펜트 그레인을 이용한 담백한 쿠키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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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brooklynbrewshop.com/themash/category/spentgrainchef)



맥주 레시피 책이나 키트(Kit), 악세사리 등등을 판매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브룩클린 브루샵(Brooklyn Brew Shop)에서는 '스펜트 그레인 셰프(Spent Grain Chef)' 라 해서 스펜트 그레인을 이용한 다양한 베이킹 기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맥주를 만들고 남은 젖은 맥아를 건조시키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초컬릿 쿠키, 햄버거 빵, 머핀, 스콘, 브라우니 등등의 여러 제과제빵 레시피 등을 제공합니다.


일단 물기가 있는 스펜트 그레인을 건조시킨 후 빻아서 가루로 만든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빵을 만들더군요. 스타우트를 만든 스펜트 그레인을 사용하면 완성되는 빵의 색상도 어두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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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foglini.com/seasonal_pastas.html)



미국의 Sfoglini 라는 파스타 면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는 주력이 유기농(Organic) 파스타이긴 하지만, 시즈널 파스타로 뉴욕 브롱크스 지역에 소재한 브롱크스 양조장(Bronx Brewery)과 콜라보레이션 한 파스타 면을 소개했습니다.


BxB Radiators 라는 이름의 파스타는 브롱크스 양조장에서 나온 스펜트 그레인(Spent Grain)으로 만든 것으로 5 가지의 보리 맥아가 섞어진 결과로 인해 로스팅/초컬릿 된 맛이 나온다고 설명되는 제품입니다. 


로스팅/ 초컬릿이 언급되는 것을 보니 브롱크스 양조장에서 어두운 계열 맥주를 만들고 배출된 스펜트 그레인을 사용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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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alaskasessions.com/icy-bay-ipa-from-alaskan-brewing-label-photo-from-alaska-sessions-trip)



미국 알래스카에 위치한 알래스칸 브루잉 컴퍼니에는 추운 지역에 있다보니 주변에 스펜트 그레인을 처리해 줄 농장 등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펜트 그레인을 배에 싣어 미국 서부해안에 위치한 농장에 전달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폐기물 처리를 위해서 배를 띄우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 알래스칸 브루잉 컴퍼니에서는 일명 '스펜트 그레인 스팀 보일러' 라는 장비를 고안하기에 이릅니다.


맥주 양조에서 나온 스펜트 그레인을 건조한 후 스팀 보일러의 연료로 활용하는 것으로, 양조장의 폐기물인 스펜트 그레인을 대체 연료로 사용하여 화석 연료의 사용 비중을 종전의 60%까지 줄이는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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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www.instructables.com/id/Amazing-and-Easy-Bread-From-Spent-Grains)



재활용이 가능한 효모와는 달리, 맥아는 양조장에서 딱히 재활용 할 방안이 없습니다. 그러나 양조장을 떠난 스펜트 그레인은 더 이상 골칫거리가 아닌 활용가치가 많은 자원으로, 양조장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향후 스펜트 그레인을 이용한 2차 산업이 생겨날 여지가 큽니다.


저도 이참에 홈브루잉 할 때 배출되는 스펜트 그레인을 폐기물로 생각하지 않고 건조시켜 모아놨다가 빵이나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제과제빵 학원 전화번호가 어디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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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쪄요...

Hoe

빵 만들수 있다고 얘기만 들었는데 별의 별 레시피가 다 있네요 ㅎㅎ 나중에 홈브루잉 하게 되면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좋은 자료입니다...그나저나 빵 맛이 궁금하네요...

빵맛 궁금하네요. 어느 정도 맛일지 ㅎㅎㅎ

재밌는 얘기네요ㅎㅎ

요즘 크래프트비어, 나아가 홈브루잉에서 파생되는 사업적 기회를 계속 고민해보고 있는데, 새로운 분야네요ㅎㅎ

알면 알수록 재미 있습니다.

오늘 스타우트 양조하면서 스펜트 그레인을 집에 개한테 줘봤는데 사료보다 더 좋아하더군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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