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잉 이야기
Feature Article : Homebrewing (Total Article : 65)

by danny

Hopping이론은 Hopping의 개론, IBU 계산, 플레이버와 아로마 세편으로 나누겠습니다. 그리고 이론 편에 이어 Hopping 기법에 대해 다시 한편으로 총 4편동안 Hopping에 대해 논해 보겠습니다.


양조자들이 홉을 맥주만드는데 쓰기 시작한게 언제인지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하지만 맥주에 꼭 들어가는 재료가 된 것은 18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냉장이란 기술이 없던 때였기 때문에 양조자들이 맥주를 망치는 경우가 매우 흔했지만, 홉의 항균효과와 보존성덕분에 맥주의 맛은 한단계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 홉뿐아니라 허브들도 사용했지만 홉이라는 식물 자체가 워낙 잡초같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경작하기도 쉬웠기 때문에 가장 많이 쓰이게 되었죠.

simcoe_hop_tree.jpg


우리가 사용하는 홉이라고 부르는 것은 후물루스 루물루스라는 학명을 가진 덩쿨식물에서 원뿔 형태의 꽃 부분입니다. 맥주에 있어서 홉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래 네가지 때문입니다.


1. 몰트의 단맛을 잡아주는 쓴맛을 부여

2. 홉플레이버와 아로마를 부여함으로써 맥주의 맛을 더욱더 풍부하게.

3. 항균 역할로 인한 보존성의 증가

4. 헤드의 안정화 및 보일링시의 청징제 역할


이런 역할들을 하는 홉을 우리가 필요할때 사용하기 위해서 채취후 24시간 동안 따뜻한 공기로 건조시킵니다. 건조되지 않은 생홉은 수확한지 2~3일 안에 쓰지 않으면 시들어버려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8월 정도부터는 미국 홈브루잉 재료 판매처에서 생홉을 예약 주문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도 배송기간에 이미 2~3일이 훌쩍 지날 수 있기 때문에 상품설명에 경고문구를 크게 써놓고 있습니다.


이 건조가 된 상태에서의 성분을 살펴보면, 섬유질 40%, 단백질 15%, 수지성분 15%, 물 10%, 무기질(회분) 8%, 지질/지방산/식이섬유 5%, 탄닌 4%, 단당류 2%, 에센셜 오일 0.5~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홉의 성분.png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지성분과 오일성분입니다. 이 성분들은 홉꽃에서 루풀린이라고 하는 작은 알갱이들에 대부분이 들어 있습니다. 아래 홉꽃의 단면 사진을 보면 어느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으실 겁니다.

hop_flower.jpg

lupulin_glands.jpg


홉의 수지성분은 다시 연수지와 경수지로 나눠지는데, 쓴 맛을 만들어내는 알파산이 바로 이 연수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파산은 크게 후물론(humulone), 코후물론(cohumulone), 아드후물론(adhumulone) 세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죠.

워트를 끓이는 동안 열에 의해 이 알파산이 분자식은 같지만 구조가 다른 이성질체화 현상이 일어나서 맥주에서의 쓴맛을 내는 성분으로 재구성되게 됩니다. 이 쓴맛 성분을 통틀어서 이소알파산이라고 합니다. 이소알파산은 이소후물론, 이소코후물론, 이소아드후물론 세가지가 되겠죠.


루풀론, 코루풀론, 아드루플론으로 구성된 베타산도 알파산과 마찬가지로 보일링시에 이성질체화되지만, 워트에 거의 용해되지 않아 실제로 쓴맛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른 연수지와 경수지도 이소알파산의 30%정도 밖에 효능이 없지만 쓴맛을 만들어내기는 합니다. 알파산은 보관할수록 약해지는데, 오래된 홉에서는 요놈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쓴맛은 레시피에 사용한 홉에 존재하는 전체 알파산의 합계와 비례하게 되는데, 이 알파산은 홉의 품종에 따라 다릅니다. 2~16% 정도인데, 16% 정도되는 콜럼버스홉은 수지성분의 대부분이 알파산인거죠. 이 알파산 함유량의 차이는 홉품종마다 당연히 다르고, 심지어 같은 품종도 생산한 해에 따라, 그리고 같은 해에 생산한 것이라도 생산지역에 따라 다 다릅니다. 그래서 특정 품종의 알파산을 얘기할때는 범위를 얘기하죠. 물론 홉을 살때 함량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쓴맛의 객관적인 수치화는 보통 IBU라는 단위를 많이 사용하는데, 맥주에 함유된 이소알파산의 비율입니다. 단위는 PPM이죠. 쉽게 얘기하면 10 IBU는 1리터의 맥주에 10mg의 이소알파산이 있다는 뜻입니다. 보통은 무거운 맥주일수록, 그리고 몰티한 맥주일수록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IBU도 같이 올려줍니다. 보통 맥주라면 IBU 40만 되도 쓰지만, 고비중의 발리와인이라면 쓴맛은 택도 없을겁니다.


어쨌든 쓴맛의 척도인 이 IBU를 측정하면 좋겠지만, 사실상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단순히 사용한 홉의 양에 따라 계산하게 됩니다. 실제 IBU는 대형 브루어리에서도 여러 가지 복잡한 기법들과 돈을 쳐발라서 써서 최대한 IBU를 맞추지만 그래도  ±2 정도 오차가 생긴다고 합니다. 물론 그정도 차이는 사람이 구분하기도 힘들죠.

사람이 구분할 수 있는 수치는 대충 5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같은 자가양조자들은 더 둔감하다고 합니다.

비터링이 독한것들을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마실수록 미각이 단련이 되는게 아니라 둔해진다는 뜻) 어쨌든, 우리는 대강의 수치만 맞추고 즐기면 되겠습니다.


쓴맛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인 알파산은 홉의 3~16% 정도라고 했는데, 그중에서 실제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은 얼마나 될까요?


알파산 6%짜리 캐스캐이드홉 1온스. 즉 28g의 양을 가정합시다. 그러면 알파산은 1.68g이 있다는 뜻인데, 이걸로 20리터 한배치를 만들면 대충 계산했을때 84에 가까운 IBU 수치가 나옵니다. 근데 그렇지는 않죠. 택도 없습니다. 60분 보일링 해봤자 30정도 밖에는 안나올겁니다.


왜그러냐! 바로 홉에 들어있는 알파산을 다 쓸 수 없기 때문입죠. 이 알파산을 얼마나 쓸 수 있느냐를 utilization ratio-번역하자면 활용률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40%를 한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같은 자가양조자들은 그나마도 안되고 35% 정도가 한계라고 하죠.


그 이유는 첫째로 워트에 용해될 수 있는 알파산의 양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성질체화가 천천히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근데 얼마나 알파산을 워트에 녹여낼 수 있느냐는 사실 호핑의 조건에 따라 엄청나게 바뀝니다.


첫번째는 보일링 시간입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요소이죠. 위에 언급했다시피 이성질체화가 천천히 이뤄지기 떄문에 알파산을 많이 녹여내기 위해서는 (즉 쓰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래 끓어야 합니다. 근데 시간과 추출량이 선형관계는 아닙니다. 포화곡선의 형태로 시간이 지날수록 saturation되죠. 5분 끓이는 것과 10분 끓이는 것의 차이는 50분 끓이는 것과 60분 끓이는 것의 차이보다 훨씬 큽니다.


두번째로는 리프홉보다 펠렛홉의 활용률이 높습니다. 그건 펠렛홉의 단위 용량당 물에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이 넓기 때문입니다. 리프홉이야 특정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펠렛홉은 워트에 들어가면 가루 형태가 되기 때문에 접촉면적이 극대화 됩니다. 둘 간의 차이는 없을 수도 있지만 많이 차이나면 25%까지도 날 수 있습니다.


셋째로는 얼마나 신선한 홉이냐입니다. (수확한 시점으로부터의 경과시간, 보관상태) 홉이 오래되면 알파산은 망가집니다. 그러면 알파산 자체의 총량이 줄어드니 당연히 활용률이 떨어지게 되겠죠. 잘못 보관하면 알파산이 원래보다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일반적으로 홉을 구매하시면 담겨오는 포장상태 그대로 냉동 보관하시면 됩니다. 그 포장용기가 산소투과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온도가 낮을수록 산화가 덜 되거든요. 이것만 지켜도 1년에 손실율 25% 이하로 막을 수 있습니다.


또다른 요소는 워트의 비중입니다. 고비중일수록 홉의 효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액체일수록

알파산의 용해도는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관점에서, 홉을 많이 쓸수록 효율도 떨어집니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가장 효율적으로 알파산을 추출해내는 방법은 맹물에다가 호핑해서 보일링하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물의 pH나 이온 성분들도 영향을 줍니다. 이 부분은 물에 대한 자료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과연 언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인가;;;;)


이외에도 정말 수많은 팩터들이 영향을 주는데, 심지어 보일링하는 용기의 모양마저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핫브레이크, 콜드브레이크는 당연하고, 효모의 종류, 효모 피칭량, 고도(;;;) 등도.. 바로 이러한 차이가 우리 자가 양조자들이 똑같은 레시피를 써도 다른 맛이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이자 즐거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IBU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보면서 어떤 요인들이 어떻게 맥주의 쓴맛을 결정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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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논문 수준이네요~ 기대됩니당

여기 저기서 봤던 내용들이 이 글을 읽고 머리속에서 잘 정리되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정성스럽고 내용이 있는 글 잘 봤습니다.

다음편 기대됩니다.

 

일단 감사드립니다.

이런 장문의 글을 정리하시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텐데 말이죠.


매번 느끼는거지만 danny님께서 재료들의 구체적인 특성이라던가 화학적 반응등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다보니 직접 만드는 맥주맛도 그에 비례하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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