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맥주 시음기
Tasting Note (Total : 502)

맥주 스타일 (상세) Gose 
알콜도수 (ABV%) 5% 
제조사 (BREWERY) Almanac Beer Co. 
제조국 (Origin) CA,US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almanacbeer.com 
리뷰 맥주 링크  
제조사 공표 자료  
기타  


맥주 마시기 좋은 동네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는 스팀 비어로 유명한 Anchor를 비롯해서 Speakeasy, 21st Amendment 등 유수 브루어리들이 포진해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샌프란시스코에서 단 하나의 브루어리만 꼽으라고 하라면 단 0.00001초의 망설임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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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anac을 꼽겠습니다.


알마낙은 2010년 Jesse와 Damian에 의해 만들어진 브루어리입니다.

조그만 아파트에서 5갤런(18.9리터) 장비로 홈브루잉을 하던 두 사람의 주된 관심사는 상업적으로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이 맥주를 만들며 몇 해를 보내던 그들의 꿈은 점점 커져만갔고, 급기야 브루어리를 차려 자신들의 독특한 맥주를 시중에 선보일 수 있게 됩니다.


알마낙의 철학은 브루어리의 슬로건인 Farm to Barrel이라는 문구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지역 농장에서 농부들로부터 농산물을 직접 사들여 과일이 아낌없이 들어간 맥주를 양조한 다음 오크 배럴에 충분한 시간동안 배럴 에이징한 맥주를 만드는 것이지요. 


알마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Farm to Barrels Series는 자두, 딸기, 블랙베리, 레몬, 오렌지, 호박, 유자 등 온갖 과일을 접목한 사우어한 배럴 에이징 맥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농장에서 재료를 매입하다보니 대부분의 맥주들이 각 재료들의 수확철에 맞춰 양조가 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연간생산 맥주보다는 1회성 생산인 경우가 많고요. 맥주들의 평은 전반적으로 좋기 때문에 인기타는 맥주들은 나름 희소성도 있는 편입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방대한 배럴룸을 갖춘 삐까뻔쩍한 브루어리의 위용이 머리속에 그려지겠지만, 사실 알마낙은 브루잉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자사의 모든 맥주를 산호세에 있는 Hermitage Brewing에서 위탁생산하고 있습니다.

Hermitage Brewing은 나름 집시 브루어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데, 알마낙 외에도 High Water, Brouwerij West, Ass kisser, Calicraft, Palo Alto 등 많은 컨트랙트 브루어리들의 맥주를 위탁 양조해주고 있습니다. 하나 재밌는 건 위탁 양조 맥주들의 평은 대체로 좋은 편인데 정작 자체 맥주의 평가는 바닥인.....;;



각설하고, 알마낙에서는 팜 투 배럴 시리즈 외에도 배럴을 사용하지 않는 평범한(?) 연간생산맥주 3종이 있습니다.


IPA와 세종,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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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에서 이름을 따왔을 것이라 추측되는 Golden Gate Gose가 있습니다.


Golden Gate Gose는 코리앤더와 소금이 들어간 사우어 에일이란 점은 여느 고제와 다를 바 없으나 레몬 버베나가 추가로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발효는 알마낙의 하우스 세종 효모로 했다는 것도 특징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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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 탁한 황금빛. 거품은 그럭저럭 형성되지만 매가리없이 금방 실종됩니다. 레이스는 없습니다. 바닥의 침전물이 많으니 조심해서 따르는 편이 좋습니다. 섞여 들어가면 굉장히 꾸리꾸리해집니다.


향 : 레몬과 같은 젖산의 시큼시큼함, 코리앤더, 허브, 살짝 달달한 꿀. 벨지안 효모의 펑키. 향이 전반적으로 강하네요.


맛 : 레몬, 청사과같은 젖산의 산미는 너무 아쉽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오버하지도 않고 딱 적당합니다.

소금의 짠맛은 노골적으로 느껴지며, 코리앤더의 향미가 고제임을 상기시켜줍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슬슬 재미있어지는데, 

벨기에 팜하우스 효모의 후르티하면서 꼬리꼬리 펑키한 풍미가 꽤 강하게 지배합니다.

그렇다해도 갈변한 과일, 클로브, 페놀, 스파이시, 페퍼리한 특유의 킥은 약하기 때문에, 젖산의 산미와 짭쪼롬함만 제외한다면 흡사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나오는 드링커블한 세종을 마시는 듯 부담없이 펑키펑키합니다. 

피니쉬는 드라이하며 피자 도우와 같은 밀, 허브, 세종 효모의 스파이시한 킥이 젖산의 산미와 함께 어우러집니다. 


질 : 미디엄-라이트 바디. 점성이 약간 느껴지는 편. 미디엄 카보. 아주 가볍진 않지만 나름 산뜻하고 마시기 편합니다.


총 : 전통적인 고제라기보다는 무언가 제3의 어딘가 쯤 존재하는 하이브리드 스타일을 마시는 듯한 신선함.

마우이 레몬그라스 세종이라던가, 스틸워터 클래식같이 벨기에 효모의 강성이 절제된 가벼운 미국식 세션 세종에 젖산을 투여한 느낌이랄까요. 약간 난해하긴 했지만 세종과 고제의 조합이 흥미롭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트위스트되지 않은 고제을 선호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맛있네요. 추석 연휴의 피로가 풀립니다. 알마낙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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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 한 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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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블이라는 디자인포토폴리오 공유사이트에 캘리그래피로 디자인한 비어라벨이 자주 올라오곤하는데, 이런 라벨 디자인 너무 좋아요. 캘리그래피 연습해서 내 맥주 라벨도 이런 스타일로 하고싶네요.

캘리그래피나 타이포로만 이루어진 라벨 디자인 저도 좋더군요. 

근데 알마낙 IPA는 처음 보고 무슨 부적인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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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과연 얘들이 들어올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팜 투 보틀 시리즈도 경험치 더 먹으면 

배럴 시리즈 처럼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IPA는 빼고...^^

알마낙은 가격도 참 착했어요.. 베럴 에이즈드 세종같은게 350ml로 2달러 언저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다른 베럴 에이징 맥주 가격이 어마무시했던걸 생각하면 참 좋은 맥주죠 ㅎㅎ

작년에 반지 맥주 원정대가 저희집에 쳐들어와서 (브루어리가 없는줄 모르고) 알마낙 브루어리 간다고 갔다가 알마낙 사무실 & 창고로 가서 삽질한 했는데, 그래도 착했던 알마낙 직원들이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맥주 싸줘서 가져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알마낙 브루어리 꼭 가보라고 했던분이 미디키 님이였으면 브루어리가 없다는걸 아마도 미리 알고 삽질을 안했을텐데 말이죠.. 왜 그때 그분은 그런말을 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디키님

ㅋㅋㅋㅋㅋㅋ 저번에 이 얘기 듣고 진짜 빵 터졌...ㅎㅎ 왠 동양인들이 사무실로..ㅋ

그래도 사무실로 간 덕분에 더 좋은거 얻으셨으니~ㅋ  

잘못된(?) 정보에 대한 개평으로 받은 알마낙의 Biere de Chocolat.

분말 가루를 녹여먹는 듯 진한 쵸코렛이 일품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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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나 : 너희를 만나러 내가 머나 먼 한국에서 왔다! 풍악을 울리고 한 상 거하게 차려봐라!


알마낙 직원 : 님..... 여긴 양조장이 아니라 유통 창고인디요.


나 : ㅠㅠ 


알마낙 직원 : 직원 외에 이 사무실에 출입한 사람들은 너희들이 처음이다. 게다가 동양인이라니... 불쌍한 색키들 옛다 이거라도 먹어라. 이거 우리 회사 맥주 중에 짱짱맥이라 나 먹으려고 몰래 하나 빼 놓은 건데 여분 빤쓰 준비하고 먹도록!


라며 던져줬던 얘네의 화이트 와인 배럴 에이지드 벨지안 트리펠이 미국 여행 중 마셨던 탑 3 맥주 중 하나였습니다. 추억이 새록 새록...


미딕키님 왜 그러셨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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