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잉 포럼
Forum : Homebrewing (Total Thread : 234)

2013.09.04 18:11:06
디바라세

예전에 커피를 즐겨마시며 배웠던 것 중 하나를 기억해보자면

 

'원두는 볶은 후 보름 정도 이후엔 산패로 향과 맛의 악화가 시작된다.'

'원두는 갈아놓는 순간 그 맛과 향이 날아가기 시작한다.'

 

요 두가지 명제들은 제 머릿속에 깊게 박혀있습니다.

뭐 너무 묵히면 안 좋다는 기본적인 상식이겠지요.(선어회, 에이징 스테이크 같은 숙성의 맛도 분명 있겠습니다만)

그 이후 저는 원두라는 단어를 다른 여러가지로 바꾸어 실생활의 여러가지에 대입을 시켜보았습니다.

 

'쌀은 도정한 순간부터 그 맛과 향이 날아가기 시작한다.'

 

밥맛을 위해 가정용 도정기를 사볼까 하다가 쌀덕후 소릴 들을까봐 포기하고 마트같은 곳에서 바로 그 자리에서 도정해주는 5분도미를 냉장보관하면서 먹고 있습니다. 좋더군요. 도정기도 장기적으로는 생각중입니다. ㅎ

 

그래서 홈브루잉을 시작하면서도 유럽과 미국의 몰트 공장에서 로스팅되어 밀봉도 아닌 포대자루에 담겨 배를 타고 적도를 거쳐 몇개월이나 지난 뒤에 내 손에 도착한 이 특수몰트들이 과연 괜찮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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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보게 된 책입니다. 부재료로 쓸 수 있는 허브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구입한 책입니다만 부재료뿐 아니라 몰트, 홉, 여러가지 허브류 작물들을 키우는 요령과 그 사용법 레시피에 대한 정보가 쏠쏠합니다.

이를테면 집에서 보리를 키워 집에서 맥아를 틔워 건조시키고 그것을 로스팅하고...

홉을 키워 집에서 말려서 집에서 키운 오레가노를 넣어 만든 페일 에일... 뭐 그런 과정들이 괜찮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직접 홉을 재배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토양 ph나 넝쿨 올리는 법, 재배 후 건조 방법등도 있으니 참조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홉은 절대 오븐으로 건조시키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유용하게 이용한 부분은 몰트의 자가 로스팅법입니다.

 

몰트 로스팅의 경우 발아가 갓 된 상태에서 건조되지 않은 촉촉한 상태의 맥아를 고온으로 로스팅하는 방법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건조가 완료된 몰트(베이스 몰트)를 고온으로 가열시키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Crystal, Smoked 몰트의 경우 앞의 방식이며 Toasted, Munich, Vienna, Black patent등은 뒤의 방식입니다.

사실상 앞의 방식은 직접 몰팅을 하지 않는 이상 집에서 시도하기엔 번거롭고 힘들다고 볼 수 있겠죠. 뒤의 방식중에서도 Black patent같은 검은 몰트들은 로스팅 시간이 3시간 정도씩 합니다. 가계를 생각하면 쉽게 시도하기는 어렵겠지요.;; 결국에 집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특수몰트들은 Tosted malt, Munich Malt 정도에 조금 무리하면 Roasted barley 정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선택의 폭이 좁죠.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결과물에 괜찮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 전체 곡물량의 5%미만으로 자가 로스팅 몰트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가 로스팅은 기본적으로 가정용 가스 오븐을 이용하며 토스터오븐, 컨벡션 오븐등의 경우는 시간 등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원두 로스팅의 그것처럼 체망, 팬 로스팅등도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온도 콘트롤이 쉽지는 않겠지요. 철저한 계산대로의 양조를 조금 포기하신다면야 적당히 프라이팬에 볶아서 풍미를 살리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유의하실 점은

1. 목표로 하는 중량보다 넉넉한 양으로 시작한다.

수분감소나 가루등이 떨어져 중량의 감소가 꽤 생깁니다. 저는 대략 115%정도로 계량을 합니다. 200g의 토스티드 몰트가 필요하면 230g의 베이스몰트로 로스팅을 하는 거죠.

2. 열이 골고루 드나들 수 있게 최대한 얇게(2cm미만) 깝니다.

3. 책에서는 모든 몰트(곡물)의 로스팅 후 5~7일 정도의 건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커피원두를 볶을 때와 비슷한 것 같네요. 양조일을 정했으면 일주일 전에는 로스팅을 해둬야 겠네요. 근데 저는 공기 잘 통하는 곳에서 반나절 냉각시키고 완전히 식으면 지퍼백에 밀봉하여 2~3일 정도만 두었다 씁니다.

 

건조 온도 및 시간

 

Toasted Malt

섭씨 180도에서 10~15분

 

Munich Malt

섭씨 180도에서 20분(가볍게 구워질때까지)

 

Roasted Barley

건조되고 깨끗한 몰팅안된 보리로 200도에서 1시간 10분

 

Vienna Malt

100도에서 3시간 (저희 집 오븐은 최저온도가 160도 부터라 이건 해 볼 수가 없더군요.)

 

Black Patent Malt

몰트를 한겹 정도로 매우 얇게 펼친 후 180도에서 1시간 20분,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끔 뒤섞어주고 많은 양의 연기발생이라네요. ㅎㅎㅎ 이건 그냥 구입하는 걸로...

 

크리스탈이나 스모크드같은 몰트를 직접 만들고자 하시는 분들은 베이스몰트를 찬물에 24시간동안 담궈놓았다가 아래의 특수몰트를 로스팅 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 시도해 본 적 없습니다;;

 

Crystal Malt

24시간동안 담궜던 몰트를 오븐에 넣고 최저온도에서 거의 건조될 때까지 두었다가, 100도로 올려서 1시간,  다시 180도로 올려서 1시간 30분~2시간 로스팅.

 

Smoked Malt

24시간동안 담궜던 몰트를 반쯤 마를때까지 오븐 최저온도에서 건조 -> 꺼내어 물을 스프레이한 다음 12시간 방치.

원하는 훈연용 우드칩(메스키트, 애플트리, 히코리)를 하루동안 물에 담군다. 

바베큐 그릴에 석탄을 깔거나 가스그릴을 준비한다. 불을 약, 중불로 피운 후 우드칩을 붓는다. 메시 스크린 팬위에 몰트를 올려놓고 뚜껑덮고 15~40분 훈연(5분마다 타지 않게 저어준다.)

(써놓은 건 어렵지만 훈제 하시는 분들은 적당히 잘 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크리스탈이나 스모크드 몰트는 확실히 난이도가 있습니다만 오븐이 있다면 일단 간단하 토스티드나 뮈닉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덕심의 스로틀을 최대한 올려 자가 피트 스모크드 몰트를 만들어 싱글몰트 위스키를 증류할 수도 있겠네요;; 이번 시즌 새로운 시도를 원하는 홈브루어에게 자가 로스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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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2013.09.06 09:20:02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ㅎㅎ 굽는 온도야 오븐이 알아서 해주니까 괜찮았는데, 저는 굽기전 수분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더라구요.. 결과물도 그닥..ㅎㅎㅎ 그래서 저는 사서 씁니다...ㅋㅋㅋ 

댓글# 2
2013.09.06 10:49:03

아 크리스탈에 도전하셨던 건가요? 저도 사실은 물에 담궜다 로스팅하는 쪽은 시도해본적이 없는데;; 그냥 말라있는 페일몰트 이용해서 토스팅만 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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